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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라·대성 등 43개 대기업 채권단 관리 받는다

현대그룹, 한라그룹, 대성산업 등 최대 14개 대기업이 금융권에 과도한 부채로 인해 올해 채권단 관리를 새롭게 받게 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채권 은행들은 최근 강화된 주채무계열 편입 기준을 적용해 주채무계열 대기업을 지난해 30개사에서 올해 최대 43개사까지 늘리기로 했다.

사실상 한국을 대표하는 모든 대기업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셈이다. 주채권은행의 감독 권한도 크게 강화돼 대기업 경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새롭게 주채무계열에서 선정된 곳은 현대, 한라, 대성산업, SPP조선, 한국타이어, 하이트진로, 풍산, 한솔, STX조선, 현대산업개발 등 최대 14개 그룹이다. 대부분 2009년 이후 주채무계열에서 빠져 있던 대기업들이다.

STX조선은 STX 그룹 해체로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가 이번에 다시 들어오며, 대한전선은 6천7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을 하면서 주채무계열에서 빠진다.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주채무계열 대기업이 최대 43개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만큼 대기업 부실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주채무계열에 있다가 그룹 파산으로 빠졌던 STX조선이 다시 들어가는 대신 대한전선은 출자 전환으로 제외된다”면서 “여기에 12~14개 대기업이 새로 주채무계열에 들어가게 되는데 신용 환산율 때문에 채권은행들이 미세 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채무계열 대기업이 급증한 것은 부실에 대한 사전 방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이 관리하는 주채무계열의 편입기준이 금융권 신용공여액 비중 1% 이상에서 0.075% 이상으로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기준 주채무계열에는 현대자동차, 삼성, SK, LG, 현대중공업, 포스코, 두산, GS, 한진, 롯데, 한화, 대우조선해양, LS, 효성, 금호아시아나, CJ, 동국제강, 동부, KT, 대림, 신세계, OCI, 코오롱, 대우건설, 에쓰오일, 세아, 성동조선 등 대기업 그룹이 들어 있다.

주채권 은행들은 이번에 선정된 주채무계열에 대해 이달 말까지 재무구조를 평가해 6월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 대상은 아니지만, 취약 우려가 있는 주채무계열에 대해선 관리대상계열로 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은 대기업은 한진, STX, 동부, 금호아시아나, 대한전선, 성동조선이다. 올해는 주채무계열이 크게 늘어 재무구조 개선 약정 대상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대상계열에는 동국제강 등이 유력하다. 관리대상계열은 부채 구간별로 기준 점수에서 10% 내에 있는 대기업이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관리대상 계열 선정과 관련해 규제개혁위원회의 보강 요구를 반영해 이번 주 내에 세칙 변경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관리대상 계열에 속한 대기업의 경우 주채권은행과 정보제공 약정을 체결해 정보수집을 강화하고 채권은행간 가이드라인을 통해 감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주채무계열 선정과 아울러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올해 대기업 상시 구조조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금감원이 현대그룹과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를 불러 조속한 자산 매각을 통해 구조조정 로드맵을 이행하라고 독촉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일단락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22일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3개월여 만에 유동성 목표액 3조3천억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조5천400억원에 달하는 실행방안을 구체화했다.

현대그룹은 핵심 자산인 현대상선의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부문 매각을 발표했으며 조만간 본계약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부그룹도 핵심 계열사인 반도체업체 동부하이텍 매각과 관련해 매각안내서를 발송했고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지분 매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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