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015760)은 최근 상장 이후 가장 좋은 영업환경에 놓여있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전기요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석탄·천연가스·원유 등 연료가격은 중장기 상승추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면 대규모 적자를 시현했고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도 원활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움직임은 이러한 중장기 추세를 바꿔놓고 있다.
가장 큰 변화의 흐름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다. 공급과잉이 된 설비를 충족할 만큼 소비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원유, 석탄, 천연가스, 비철금속 등의 상품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한전은 그 수혜를 보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석탄가격의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 내년 파리기후변화회의에서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안이 합의되면 석탄사용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전은 국내 석탄발전 설비가 민자발전의 투자확대로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중 수혜를 본다. 낮은 석탄가격으로 연료비가 감소하고 민자석탄발전소로부터 구매하는 전력비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후 장기 침체에 빠질 것 같던 글로벌 원전시장이 저탄소 배출원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부활하는 점도 호재다. 최근 중동, 동남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 전기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전 증설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원전의 부활은 국내의 반대 여론을 약화시키고 정책 당국자들의 원전 증설 타당성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전은 원전 이용률이 1% 상승하면 약 3,000억원의 이익증가가 발생할 만큼 민감도가 높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5,000원을 제시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