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해 한국은행에 공급한 지폐는 5억5,000만장으로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지난 2008년(17억1,000만장)의 32.2%에 불과했다. 5만원권 1장이 1만원권 5장을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지폐 수요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1만원권뿐 아니라 수표도 5만원권 도입의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다. 굳이 10만원짜리 수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조폐공사가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수표의 납품량은 지난해 4억4,300만장으로 2008년 10억8,800만장의 40.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세 변화는 조폐공사의 경영위기로 불똥이 튀었다. 조폐공사의 지폐 공급 매출은 2008년 1,321억원에서 지난해는 785억원으로 40.6%나 줄었고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34.7%에서 22.3%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조폐공사는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냈고 당기순손실은 60억원이나 발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를 통해 "조폐공사의 주요사업인 화폐와 수표의 수요 감소로 당분간 공사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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