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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1년 전의 그 포석

제1보(1~10)


고이치의 말대로 승부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괴물 슈코는 그가 기성 타이틀을 지니고 있을 때 말했다. “4패를 하지 않는 한 승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가토 9단에게 먼저 3연패를 당하고 나서 4연승으로 타이틀을 방어해낸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나는 1년에 4승만 하면 된다.”(슈코) 슈코는 다른 기전에서는 거의 전패를 기록하면서도 기성전에서는 괴력을 발휘하여 제1기부터 제6기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일찌감치 벼랑 끝에 몰린 고바야시 사토루. 하지만 그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나고야에서 열린 제4국에서 흑으로 3집반을 이긴 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다행히 영패를 모면했군요.” 고베에서 제5국이 열렸다. 장쉬의 흑번. 사토루는 막판에 몰린 사람 같지 않게 명랑했고 활력이 넘쳐 보였다. 반대로 장쉬는 가뜩이나 수척한 얼굴이 빈번한 여행으로 더욱 피곤해 보였다. 서반의 진행을 보고 고마쓰 히데키가 큰 소리로 기자들에게 설명을 했다.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토루는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군요. 혹시 서반의 진행이 낯익다고 여겨지는 분은 안 계십니까.” 애기가인 기자 하나가 나섰다. “백8가지의 진행은 작년에 사토루가 장쉬를 상대로 한번 썼던 바로 그 포석입니다.” “정답입니다. 작년에 도전자결정국에서 사토루가 펼쳤던 포석과 똑같습니다. 그 판을 장쉬가 이겨서 도전자가 되었고 요다 명인에게서 명인 타이틀을 접수했지요.” 흑9까지도 똑같은데 백10부터 달라졌다. 그때는 참고도의 백1 이하 흑4였는데 사토루는 이 패턴에 대하여 계속 연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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