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의 주요 주주 등이 자기 회사의 자본잠식 등 대형 악재가 발표되기 전 투자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에서는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주요 주주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주식을 미리 처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기업은 악재가 알려진 뒤 급락세를 보였다. 31일 코스닥 시장에서 팝콘필름은 지난달 29일 자본잠식 50% 이상을 공시한 뒤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팝콘필름의 주요주주로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전문으로 투자하는 OZ매니지먼트는 공시 하루 전 거래일인 26일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98만1,948주(3.33%)를 주당 1,059원에 전량 매각했다. OZ매니지먼트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한 관계자는 “OZ는 과거에도 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처분하는 투자 패턴을 보여왔다”며 “이번에도 매도 시기가 실적 발표 시기와 비슷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큐어소프트도 지난달 30일 자본잠식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기 전 최대주주인 김형진 외 3인이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 1월11일까지 장내에서 72만8,280주(2.14%)를 처분한 바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분 매각이 시장에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했는지,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내부정보 이용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과거 투자 행태, 내부 관리 임원의 주식 처분 등 여러 정황을 다각적으로 살펴본 뒤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팝콘필름에 대해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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