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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 전략제휴 ‘속빈강정’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적자기업들이 투자펀드나 등록기업에게 지분 및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유상증자 물량을 떠 넘기는 `전략적 지분참여` 방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사채업자들이 펀드를 구성, `돌려 막기`식으로 증자에 참여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자기업, 지분인수 조건으로 제휴=홍채 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지난 31일 대유투자자문과 포괄적 공동 경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넥스테크는 지난해 95억원의 순손실을 포함, 최근 3년간 적자에 시달려 온 기업. 올 1ㆍ4분기에도 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회사측은 “대유투자자문이 다음달까지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를 포함해 최소 15억원 이상의 지분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대신 오는 18일 임시주총에서 투자자문측 인사 2명 이상을 이사로 선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클럽도 지난달 24일 유상증자를 통해 46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100만주(5억원)를 한국정보공학에 넘겼다. 이지클럽은 태창메텍과의 인수합병과정에서 2001년 127억원, 지난해 1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1ㆍ4분기에는 온라인쇼핑몰을 재구축하면서 7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정보공학은 이번 증자 참여를 계기로 전자상거래 등 유통전반에 걸친 제휴를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펀드 실체 따져봐야=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물량을 떠안아 줄 인수자를 미리 지정해 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적자 기업들이 업무 제휴나 공동 협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돈줄`을 확보한 것처럼 내세우지만, 시너지 효과가 의문시되는 사채업자들이 가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세넥스테크의 경우 이번 공동경영협약이 3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이 오는 12일로 다가옴에 따라 `선수`를 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자 실패에 따른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 펀드를 만들어 물량 인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서 “투자에 앞서 투자 펀드의 실체나 업무 제휴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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