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배점 조정, 핀테크·서민금융 키우고 중소기업 대출 축소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정책을 잣대로 은행을 줄세운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은행 혁신성평가’가 올해를 끝으로 없어지고 내년부터는 분야별 평가로 전환된다. 아울러 내달 실시하는 상반기 평가와 올해 말 하반기 평가에서도 은행별 성적표와 순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금융개혁 추진 과정에서 은행 혁신성 평가와 관련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와 같은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혁신성평가는 은행업이 창조경제를 선도하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 도입됐다. 지난 1월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평가에서는 신한은행이 일반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개편 방안을 보면 현재 △기술금융 확산 △보수적 관행 개선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토대로 매 반기마다 종합 순위를 매기는 형태는 올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끝내기로 했다. 대신 내년부터는 기술금융실적(TECH)평가와 서민금융 평가 등 분야별로만 평가한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평가 역시 방식을 대폭 개선키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평가에서는 개별 은행의 평가 점수와 순위를 공표했지만 올해는 일반은행과 지방은행으로 그룹을 나눈 후 상위 2곳의 평가 결과와 전체 평균치만 공개한다. 하반기 평가부터는 핀테크 지원 항목이 신설되고 △일자리 창출(3->5) △서민금융지원(5->10) △성과보상체계(3->6) 등 금융개혁과 관련한 사항에 대한 배점이 상향 조정된다.
금융위가 혁신성평가 개선에 나선 것은 당국이 금융회사를 줄세우는 식으로 군기를 잡는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은행별로 경영전략이나 여건이 다른데도 획일적으로 평가하고 순위를 공개해 창피를 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은행들이 혁신성평가에만 메달리다보니 은행별 특성이 희석된다는 지적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혁신성평가를 도입한 이후 각 종 비판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행태나 문화는 실질적인 변화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순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개선 사항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토대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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