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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새정부 경제정책] “구조본부 제역할 못한다” 제동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등장한 경제분야 화두는 재벌과 기업, 산업정책이다. 특히 투명경영을 유도해 기업들의 가치를 한층 높임으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 당선자의 강한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대국 일본과 세계의 제조공장 중국의 틈바구니에 낀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존폐의 기로에 선 `구조본`= 재벌들의 구조조정본부(구조본)의 모태는 회장 비서실 또는 종합기획실, 종합조정식(종조실)이다. 재벌 오너들의 비선조직으로 그룹의 인사권과 재정, 감사권등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던 이 조직들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완전히 해체되고 구조본으로 바뀌었다. 김대중 정부가 재벌들의 무분별한 확장경영과 오너중심의 황제경영이 외환위기를 불렀다며 비서실, 종조실 해체를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후 구조본은 그룹계열사의 전체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기업 전략의 산실로 탈바꿈하는 듯 했다. 그러나 과거 비서실이나 종조실의 폐해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새 정부 정책 브레인들의 판단이다. 김대환 경제2분과 간사는 이와 관련, “구조본이 과거 비서실의 역할을 못 벗어나고 있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해체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구조본의 조직과 기능 개편이 축소를 의미하는 지 완전 해체 뒤 새로운 조직 신설을 뜻하는 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도 `구조본 개혁론` 고개 들어 =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 당선자가 투명 경영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며 구조본의 해체가 임박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들어 구조본의 역할과 기능, 조직을 재편해 급변하는 세계 시장의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본의 해체가 예상외로 빨라질 수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역점 = 새 정부는 구조본의 기능을 재편하는 것 외에 사외이사제도를 더욱 강화해 지배구조를 꾸준히 개선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런 방침은 잇따른 회계부정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 간사는 “그렇다고 사외이사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급격하게 높이자는 게 아니라 우리 사정에 맞게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곽을 드러내는 신산업 정책 = 노 당선자가 후보시절 밝힌 산업정책은 `행정수도 이전등을 통한 지역균형발전과 첨단산업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확대`등이 골자였다. 인수위는 이 공약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 지금까지 그려진 신산업정책의 뼈대는 `기술 융합에 대한 투자 확대`와 `산업지도 전면 개편`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고 제조업 공동화현상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전략이다. 특히 기술융합이라는 단어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브레인의 입을 통해 강조된 것은 주목해 볼 만하다. 정부의 기술개발정책은 지금까지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ET(환경기술), CT(컨텐츠)등 첨단산업에 대한 개별투자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었다. IT와 BT, CT가 통합해 새 기술이 만들어 내는등 기술융합의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가공단과 지방공단, 벤처집적단지, 테크노파크, 농공단지, 수출자유지역, 외국인투자지역, 경제특구, 기계벨트, 광(光)산업기지 등으로 어지럽게 늘어선 산업공단을 지역별 특화산업별로 재조정하려는 시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새 정부의 산업지도는 지난달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산업클러스터 활성화 정책(그림참조)`을 바탕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김 간사는 “지방에도 서울대에 버금가는 일류대를 만들어 생산성 높은 산ㆍ학ㆍ연 협력체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부가 추진한 벤처정책은 미비점을 보완해 확대 발전시킬 것”이라며 “벤처 지정제는 폐지하고 코스닥시장은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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