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 가동률이 3개월 연속으로 손익분기점 수준인 60%를 넘어섰다.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있는데다,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등으로 내수도 살아나면서 각 업체들이 잔업과 특근을 늘리고 있어 가동률은 앞으로도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률은 평균 64.4%로 업계 손익분기점 가동률(60~65%) 수준으로 올라섰다. 설비 가동률은 정상적으로 가동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에 대한 실제 생산량의 비율로 자동차 업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5개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은 지난 3월 64.3%를 시작으로 4월 66.1%, 5월 62.9% 등 3개월 연속으로 60%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5월의 경우 쌍용차가 파업으로 인한 조업 중단으로 평균 가동률이 9.3%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른 업체들은 가동률은 전월보다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가동률은 글로벌 산업 수요 급감에 따른 조업 단축으로 가동률이 역대 사상 최저(47.8%)를 나타냈던 지난 1월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 가동률 78.3%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기아차는 지난 1월 47%까지 추락했던 가동률을 5월 지난해 평균가동률(75%)에 육박하는 72.1%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최근에 나온 쏘렌토R 등 신차들의 지속적인 호조에 힘입어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현대차의 가동률은 78.5%로 연초의 55%에 비해 23%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아직 지난해 95%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쌍용차의 경우는 지난 5월 조업일수가 14일에 불과해 지난 1월(10%) 보다도 더 떨어진 9.3%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동률이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개별 소비세 인하와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 등으로 내수 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차종을 생산하는 공장을 중심으로 특근과 잔업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 3공장 아반떼와 i10 라인과 5공장 제네시스와 에쿠스 라인 등을 한 달 간 잔업을 2시간씩 늘렸다. 주말 특근 역시 공장별로 최대 4회 실시했다. 또 현대차는 울산 1공장 라인에 야간 잔업 2시간을 추가했고 2공장은 주ㆍ야간 모두 잔업을 2시간씩 늘려 조업 중이다. 기아차도 광주공장 카렌스와 쏘울 라인을 비롯해 화성 1공장의 모하비ㆍ쏘렌토R 라인에서 2시간씩 잔업을 추가했다. GM대우도 미국 GM본사의 파산보호 신청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가 늘어 공장별로 조업일수는 최대 7일까지 늘렸다.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생산량이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공장 가동률은 갈수록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적으로 자동차산업의 수요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내수 및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말까지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률이 적어도 현재보다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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