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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섬
입력2004-03-18 00:00:00
수정
2004.03.18 00:00:00
워터 스쿠터 타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구리빛 피부의 현지 안내인은 스타트, 스탑, 스피드 딱 세마디만 가르쳐 주고 출발 신호를 낸다. 익숙치 않은 핸들에 힘을 주자 급회전하는 엔진 소리에 차체가 빠르게 앞으로 치닫는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다른 스쿠터가 눈 깜빡할 사이에 옆을 스치며 지나간다. 수평선은 끝이 없고 하늘과 바다는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맞붙어 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앞으로 튀어 나가는 스쿠터의 뒷모습이 눈부시다.
말레이 반도의 인도양쪽 중간 허리에 붙어 있는 페낭 섬은 휴양을 겸한 레저 스포츠의 천국이다. 연중무휴로 수상 스키, 패러 글라이딩, 스킨 스쿠바, 스노클링, 시 워킹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씩 오는 스콜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맑은 날씨에 토파즈 빛 바다가 인상적이다. 적도에 너무 가까이 있어 태풍 피해도 없다. 햇빛이 그리운 영국, 독일, 스칸디아비아 등 북구의 돈많은 여행자들이 일년에 몇 달씩 장기체류하는 곳이다.
페낭 섬의 자랑은 섬을 빙 둘러 싼 세계 최고 수준의 리조트들이다. 섬의 중심지인 조지타운을 중심으로 50여개의 크고 작은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리조트마다 서너개 많게는 10여개의 수영장을 낀 현대적인 호텔 시설들이 야자수등 열대의 나무들과 잘 조화돼 있다. 오래 전부터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며 관광사업에 적극 투자한 결과다.
페낭은 우리에게도 이미 70년대 현대건설의 페낭대교 건설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조금 북쪽에 있는 랑카위 섬으로 관광객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휴양 관광지로서 페낭의 명성은 여전하다. 육지와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상업, 교육, 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장기 체류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들에겐 안성마춤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성형과 미용 서비스에 휴양을 겸한 새로운 여행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애초에 페낭 섬의 개발은 유럽의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이루어 졌다. 450년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은 말레이시아의 역사 속에서 페낭은 말래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감시하는 요충지였다. 지금도 섬 곳곳에는`콘월리스(Cornwallis)` 요새 등 식민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당시 열대우림에 뒤덮인 페낭섬을 개발하기 위해 한 영국군 사령관은 금화를 가득 대포 안에 넣고 섬 안으로 쏘아 보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전한다.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 북단 등 두 개의 큰 지역으로 나뉘는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으로 지하자원과 농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1만여미터 상공위에서 바라 본 말레이 반도는 온통 고무나무, 팜(Palm) 나무 등으로 뒤덮여 있다. 수백년전부터 있어 온 플란테이션 경작의 흔적이다. 식용유, 윤활유, 타이어의 원료로 쓰이는 이들 나무는 말레이시아 경제의 버팀목이다. 관광청의 한 관계자는“말레이시아는 농업ㆍ제조업외에 연간 1,000만명에 6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외래 관광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유럽, 일본 등과 더불어 한국으로부터의 휴양 관광객 수도 점차 증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의 말레이시아관광청(02-779-4422)
<페낭(말레이시아)=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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