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은 전공과 무관하게 연봉과 근무환경이 좋은 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29일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구직자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0%가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기업과 부서에도 취업하겠다'고 답했다. 구직자 5명 중 4명이 전공과 무관한 기업에라도 취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대학에서 배운 전공 분야 지식이 취업시험을 통과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나 지식이 취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구직자가 36.7%로 가장 많았고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답도 각각 15.0%, 6.6%로 나타났다. 취업을 하는 데 전공이나 전공 관련 지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구직자들의 인식은 다른 문항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취업을 하는 데 가장 어렵게 만드는 본인의 스펙으로 외국어 능력(42.7%)을 많이 꼽았고 학벌(22.7%)이라고 응답한 구직자도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학교육의 결과물인 전공 또는 전공지식의 깊이가 취업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대답한 구직자는 겨우 5.3%에 불과했다. 취업을 하는 데는 영어 등 외국어 능력과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중요할 뿐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과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구직자들은 취업하려는 기업을 고를 때 급여와 복리후생 등 대우수준이 어떤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조건으로 '연봉 등 대우수준이 높은 기업(32.2%)'과 '근무환경이 좋은 기업(30.7%)'을 가장 많이 꼽은 것.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업(15.8%)'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기업(15.2%)'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구직자는 15%대에 불과했다. 좋은 대우와 근무환경이 중요한 기준이 되다 보니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 구직자들이 40.2%로 가장 많았고 중견기업(27.8%), 중소기업(15.5%), 공기업(8.6%), 외국계 기업(7.9%)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에 입사하기 꺼려하는 이유로도 '연봉 등 대우수준이 낮아서'가 41.3%로 가장 많았으며 '미래 비전이나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해서'라는 응답도 37%나 나왔다. 중소기업이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연봉과 근무환경 등 기본적인 고용조건 향상과 더불어 중장기 기업비전을 확립해 구직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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