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 '돈 요구' 전달 실패해도 실형

서울고법 형사6부(서명수 부장판사)는 7일 초등학생 유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자 "납치한 아동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지 못한 만큼 1심 형량은 너무 무겁다"고 항소한 강모(27)씨에게 징역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부모에게 `금품 요구' e-메일을 읽어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만으로도 재물을 요구하는 행위는 완료됐다고봐야 하며 사회적 위험성이 높아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며 "다만 피고인이 아동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은 채 결국 놓아준 점 등을 양형에 감안했다"고 판시했다.

의류도매업을 하던 강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자 작년 12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조모(11) 군을 납치한 뒤 타인 명의로 만든 e-메일 계정으로 `5천만원을준비하라'는 메일을 보냈다.

강씨는 지인을 시켜 조 군의 부모에게 `e-메일을 확인하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부모가 메일 확인을 못하자 경찰서 부근에 조 군을 놓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