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발표)→-91%(같은 기준 4월 발표)' 금융위원회가 29일 임시회의를 열어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내놓은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엉터리를 넘어 사실상 '사기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보해저축은행의 경우 불과 두달 전 금융당국이 영업정지를 시키며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1.09%로 적시돼 있었는데 이날 임시회의 자료에는 -91.35%라는 황당한 수치로 둔갑했다. 이번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사 결과를 보고 받은 금융위 핵심간부들조차 "최종 검사 결과 보고서에 드러난 BIS비율 수치가 오타인 줄 알았다"며 "너무너무 심각하다.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엉터리 BIS비율과 금감원 부실검사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금융위는 이날 7개 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해 매각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자산ㆍ부채 실사 결과를 내놓았다. 검사 결과 도민을 제외한 6개 저축은행 모두 지난해 금감원 검사 결과 당시는 물론 지난 2월 영업정지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추락했다. 규모가 가장 큰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6월 말을 기준으로 검사할 당시 BIS비율이 8.33%에 달하던 것이 영업정지 발표 때 부산 측에서 자체적으로 금감원에 보고한 자료에서는 5.13%로 내려앉았고 이번 실사 결과 무려 -50.29%로 수직 하락했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 계열 저축은행 대부분에서 나타났다. 부산2저축은행 역시 영업정지 당시 6%로 발표했다가 이번 실사에서는 -43.35%까지 곤두박질쳤다. 물론 검사를 담당했던 금감원 측은 "일부 저축은행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결과 이중장부가 있었고 일부는 자본금이 적은 상황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심해진 것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내놓은 BIS비율을 믿고 예금을 맡겼던 투자자들은 사기를 당했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금융위 관계자조차 "저축은행들이 밝힌 BIS비율은 물론 금감원 검사 결과를 보면서 심각성을 새롭게 느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