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차세대 관절염 신약 시판과 함께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퀀텀점프(대도약)를 이뤄내겠습니다."
조중명(사진)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는 13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롤모델로 주저 없이 미국 길리어드(Gilead Sciences)를 꼽는다. 오로지 자체 개발 신약으로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해온 이 회사는 설립 후 10여년 넘게 적자였지만 독감치료제 '타미플루'개발에 성공한 후 빠른 성장을 보이며 최근 시가총액이 80조원을 웃도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술력 하나로 잇따라 제약사들을 인수합병하며 세를 키운 것이다.
조 대표는 "크리스탈지노믹스도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혁신형 제약기업 43개사 중 당당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며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신약이 시판될 것으로 보이는 2015년부터 우리의 목표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퀀텀점프의 도약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차세대 관절염 진통소염제(개발코드 CG100649)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차세대 관절염 진통소염제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궤양이나 장 출혈 등 위장관계 및 혈압 상승과 같은 심장순환계 부작용이 없는 글로벌 혁신 신약후보다. 앞서 57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과 2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린 화이자의 셀레브렉스 대비 100분의1 용량으로 더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나타냈다.
이 신약후보는 최근 임상 2상 시험 피험자 등록을 마쳤다. 신약은 통상 동물을 이용해 독성ㆍ안정성을 시험하는 단계를 거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점검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한다. 이후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를 검증하는 임상 2상이 이뤄진 뒤 경쟁제품과 비교 시험을 하는 임상 3상을 거쳐 식약청에 신청을 하는 단계를 밟는다. 조 대표는 "임상 3상은 다수의 대형 종합병원을 통해 환자를 선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임상 2상 피험자 등록을 마쳤다는 것은 임상의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시험을 연말까지 끝낸다는 목표를 잡고 있기 때문에 올 연말에 관련 보고서가 나오면 내년 연말께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2015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약이 시판되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다른 제약사와 제휴해 연구하는 이른바 '연구 서비스'로 수입을 마련해 신약 개발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실적이 미미했다. 그러나 신약이 시판 첫해 최대 3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3년 차부터는 매출액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2015년부터 큰 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시판 첫해에 글로벌 진통소염제 시장의 점유율 2.5~5%만 가져온다는 보수적인 계산만 해도 최소 150억~300억원 규모의 매출"이라며 "판매 4년 차에 시장 점유율을 20% 가져온다고 가정하면 1,700억원 대 매출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슈퍼박테리아 박멸 항생제(CG400549)와 분자표적 항암제(CG200745)도 임상이 순항하고 있어 향후 비약적인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신약 개발ㆍ연구에 이어 제약 기능까지 갖춘 종합 바이오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올해 화일약품을 인수했다. 조 대표는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ㆍ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제약회사가 돼 세일즈 마케팅부터 제조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인수 대상을 물색해왔었다"고 말했다. 화일약품은 작은 규모의 제약사에도 불구하고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인데다 완제품이 아닌 원료생산 업체라 리베이트 이슈 등에서 자유로워 인수를 결정했다. 특히 화일약품이 지난달 완공한 '의약품원료(API) 합성공장'은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ㆍ관리 기준(cGMP) 수준의 생산시설로 향후 유럽ㆍ일본 등 선진 시장에 본격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대표는 "신약 및 API 개발은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진행하고 제조 및 판매 등은 화일약품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확대해 수익 극대화를 실현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협업 속에 혁신신약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될 2020년까지 매출액 9,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전력 질주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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