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불안이 지속되면서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급격한 원화 약세로 환헤지형 해외 펀드들이 수익률 면에서 큰 손해를 봤지만 정부의 환율 방어가 시작되면서 이제는 환노출형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수익률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원90전 내린 1,003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에도 원ㆍ달러 환율이 1,030~1,04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0여일 새 달러 가치가 30~40원 이상 낮아진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노출형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글로벌 증시 약세로 펀드 수익률이 고전하는 마당에 환율 하락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율 변동에 따른 우려에 대해 대부분의 해외 펀드 투자자들은 최근의 환율 하락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 펀드 대부분은 원화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환헤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하고 있다고 최근 장세에서 특별히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을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손해도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보지 못한 수준에서 수익률 하락 부담은 덜게 됐다. 실제로 최근 1개월간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노출형 펀드와 환헤지형 펀드 간의 수익률 격차도 일부 펀드의 경우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A’펀드의 경우 환노출형 상품은 1개월간 수익률이 -11.7%였지만 환헤지형 펀드는 -10.94%로 환헤지형 수익률이 오히려 좋았다. 물론 1년 수익률은 환헤지형이 -32.01%, 환노출형이 -10.45%로 큰 격차를 보였다. 달리 말하면 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환노출형 펀드는 지난 1년간 환헤지형 펀드가 겪었던 수익률 수난을 이어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해외 펀드의 경우 환헤지가 좋을까, 환노출이 좋을까. 환율은 그때그때 다르고 예측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어느 한쪽에 투자하라는 의견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 출시된 해외 펀드 대부분이 환헤지형 펀드이고 환노출을 선택할 수 있는 펀드조차 대부분 창구에서 그간 투자자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환헤지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펀드 투자시 환헤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환율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환차익을 기대하거나 환율 하락을 걱정했다가는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 부장은 “상반기에 환헤지로 손해를 본 것이나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보다 더 큰 문제는 환율에 대해 투자자들이 아예 선택하지 않고 창구나 운용사에 맡겨버리는 것”이라며 “해외 펀드를 가입할 땐 해당 지역, 섹터에 대한 고민 만큼이나 환에 대한 고민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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