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에 동남아인 관광객 늘면서 '탄피 목걸이' 반입도 급증 "행운 기원용일뿐" 불구 국내선 압류 품목"한국 보안상황 미리 알려주는등 대책필요" 임석훈기자 shim@sed.co.kr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태국ㆍ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도착한 비행기에서 쏟아져 나온 승객들이 세관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승객들을 유심히 살펴보던 인천공항세관 김모 조사관은 독특한 모양의 목걸이를 착용한 한 관광객을 불러 세웠다. 동남아 국적의 이 관광객의 목걸이는 탄피에 문양을 새겨넣어 만든 장식품이었다. 김 조사관이 목걸이를 풀어달라고 하자 이 동남아 관광객은 당황하는 기색을 내비치며 "행운을 가져다 주는 목걸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목걸이는 반입금지 품목으로 분류돼 세관에 압류 조치됐다. 한류(韓流) 영향으로 중국ㆍ일본과 동남아 등 아시아 관광객이 늘면서 세관에 압류되는 반입금지 위험물품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동남아에서 부적이나 행운 기원용 목걸이에 이용되는 탄피의 적발 건수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건설교통부와 인천공항 세관 등에 따르면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올 7월까지 탄피류를 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사례는 모두 1,662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총 압류조치물품(총기ㆍ실탄ㆍ탄피류 등) 2,378건의 70%에 달한다. 개항 첫해 51건 등 2003년까지 150여건을 밑돌던 탄피 압류건은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동남아 관광객이 급증세를 보인 2004년 424건으로 크게 늘더니 지난해 559건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7월 말까지 380건이나 적발됐다. 이 같은 현상은 총기류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동남아의 경우 탄피가 재앙을 막아주는 부적이나 행운을 가져다 주는 목걸이 등을 만드는 데 애용되지만, 우리나라는 총기류는 물론이고 탄피류도 위험물품으로 간주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을 엄격히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세관 관계자는 "대부분 고의성이 없고 우리 문화와 보안상황을 알지 못해 적발되는 경우로 일종의 문화 차이로 분석된다"며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남아지역 정부와 협조해 탄피류 반입을 금지하는 한국의 보안시스템을 현지에서 미리 알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주한미군의 항공편 이용장소를 경기도 오산기지에서 인천공항으로 옮긴 후 군사용 실탄류를 소지하다 적발된 경우도 매년 2배 가까이 급증하는 추세다. 실탄류 적발은 2003년 26건, 2004년 45건, 지난해 91건을 기록했고 올들어 7월까지 74건으로 집계됐다. 입력시간 : 2006/10/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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