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몰에서 중고 명품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금 확보를 위해 갖고 있던 고가의 핸드백이나 시계를 내다팔려는 사람과 백화점 매장에 진열돼 있는 정가 제품 대신 가격 부담이 낮은 중고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몰에서는 마크제이콥스, 마이클코어스 등 중고가 해외 수입 브랜드는 물론 샤넬, 에르메스, 콜롬보 등 최고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가방, 의류, 액세서리 등이 중고 장터에 쏟아지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지난 한 해 중고 해외 중고명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57%나 증가했는데, 남녀 의류는 물론 신발, 잡화, 핸드백, 액세서리 등 거의 전 상품군이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G마켓이 제휴를 통해 직접 상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제품은 물론 개인들이 직거래에 나선 중고 제품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G마켓 패션실의 이유영 팀장은 "쓰던 제품을 팔기 위해 개인들이 직접 매물로 등록한 건수도 전년 대비 20%나 증가했다"며 "장기 불황으로 쓰던 명품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역시 중고 명품 판매 신장으로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인터파크의 중고 패션ㆍ잡화 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로, 특히 중고 핸드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프라다의 패브릭 블랙레더 토트백의 경우 가격은 33만원대지만 구입 후 1년 동안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해주는 등 중고 상품임에도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인기가 높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옥션에서는 중고 명품 매출이 같은 기간 무려 50% 증가했다. 개인들이 직접 제품을 장터에 내놓는 사례도 늘었지만 지난 해 1월부터 중고명품 거래 전문업체인 고이비토와 제휴해 100% 정품 보장을 내건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수요가 더 크게 늘었다. 옥션 측은 "중고 장터 전체를 놓고 봐도 버버리, 루이비통 등의 제품은 판매량 상위권에 속한다"며 "시계, 가방 등 패션 제품 뿐 아니라 스토케 등 고가 해외 유아용품도 중고 장터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고제품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동반 증가세를 보이자 G마켓 등 대형 인터넷몰들은 관련 제품 기획전을 마련하는 등 시장 분위기 편승에 나서고 있다. G마켓은 중고명품 거래 전문업체인 구구스와 함께 가방, 신발, 의류, 액세서리 등 종류별로 중고명품을 판매하는 '중고명품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이 팀장은 "벌써 기획전을 통해 콜롬보 와니 토트백, 샤넬 클래식 램스킨 점보 등 고가 제품이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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