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외리포트] "젊으면 어때" 美, 나이보다 능력인사 붐
입력2002-03-24 00:00:00
수정
2002.03.24 00:00:00
미국 랭킹 5위 상업은행인 뱅크원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다이먼 회장은 올해로 나이 46세다. 그가 2년 전에 뱅크원의 CEO를 맡았을 때 은행은 고비용 구조에 시달렸고 자본 효율성이 미국 은행의 평균치 이하 였다.그는 경영을 맡자마자 소매분야를 통합, 중복 분야를 도려내고 기업 대출의 수익성을 높이는 등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그 결과 뱅크원은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 뉴욕증시에서 인기 있는 종목으로 부상했다.
다이먼 회장은 41세에 투자은행 살로먼스미스바니의 CEO를 맡아 샌디 웨일 시티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던 인물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너무나 잘 나갔기에 오히려 미국 금융계의 대부로 자처하는 웨일 회장의 견제를 받아 시티그룹을 떠났다. 그렇지만 젊은 경영자는 새로운 은행에서 천부적인 자질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메이저 은행에 40대 행장이 나왔다고 떠들썩하다. 그러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임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그만두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며 술렁이는 반면에 주식시장에서는 젊은 행장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동양권에서 나이가 아래인 사람이 높은 직책에 오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은 물먹은 것으로 간주돼 직장을 떠나는 게 관례처럼 되어 있다.
또 나이 어린 사람이 조직을 맡으면 지휘 통솔체계가 흔들린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유교관념이 관료ㆍ군ㆍ직장사회에 깊게 뿌리 박혀 있다.
그런데 시장 경제가 발달된 미국에서는 나이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통 관념이 아니라 시스템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CEO 릭 왜고너 사장은 49세다. 그가 2년 전에 경영을 맡았을 때 GM의 수익은 포드에 밀리고 생산성과 자동차 품질은 일본 자동차에 뒤졌다.
그는 코스트를 줄이고, 외부의 능력 있는 사람을 과감히 채용하며, 자동차 품질 개선에 나서 GM을 모든 분야에서 1위로 올려놓았다.
또 잭 웰치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CEO를 맡고 있는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46세다.
미국의 관료사회도 나이 보다는 능력 본위로 짜여져 있다. 특히 정무직에서는 나이보다는 역할이 중시된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지난 99년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맡았을 때 44세였다. 그의 밑에는 장관보다 10살 많은 스튜어트 아이젠스탯이 부장관을 맡았고, 국제경제를 담당하는 티모시 가이스터 차관은 당시 37였다.
이에 비해 일본은 당시에 수상을 지낸 80대의 미야자와 기이치를 대장상으로 모셨다.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을 때 금융 개혁을 노정객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일본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연공서열 때문이었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리드하는 것은 국력이 크기 때문만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 본위로 조직이 움직이는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김인영특파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