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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움직이는 우먼파워] 여성 마케팅 키워드는 남자
입력2011-06-26 16:34:16
수정
2011.06.26 16:34:16
화장품·가전에서 고추장·간장까지 남성 모델들 여심 유혹
여성 모델과 나란히 앉은 남성 모델이 여성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찔러본다. 남성 모델은 여성의 팽팽한 피부에 감탄하고 이어 '열번 찔러도 자국 없는 여자'라는 카피가 흐른다.
지난 2005년 9월 소망화장품이 새로운 브랜드 '코엔자임 Q10'을 출시하며 당시 기대주로 떠오른 배우 현빈을 모델로 쓴 광고의 한 장면이다.
이제는 여성제품의 남성 모델 기용이 익숙하지만 이때만 해도 과감한 시도였다는 게 광고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광고 직후에는 회사 소비자센터와 인터넷 게시판에 "남자용인지 여자용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대박'. 이 제품은 광고 후 1주일 만에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를 전후해 그동안 '당연히' 여성 모델이 주인공이었던 화장품 광고에는 최고의 남자배우들이 기용됐다. 헤라 광고에 장동건, 더페이스샵에는 권상우 등이 등장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의 마케팅전략 중 하나로 남자 모델이 출현한 배경은 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제품을 쓰면 이 모델만큼 좋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에서 '이 제품을 쓰면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 장면이 여성들의 욕망을 훨씬 자극하기 쉽다는 얘기다.
광고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기능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한 반면 최근 들어서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주로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여성제품 광고에 남성 모델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후 남성 모델의 영역은 화장품을 넘어 여러 분야로 확대됐다.
화장품에 이어 남성 모델의 효과를 간파한 곳은 전자업계. 전자업계는 세탁기ㆍ냉장고와 같이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가전제품에 남성 모델을 기용했다. 영화 '아저씨'에서 현란한 무예를 선보였던 원빈이 전기밥솥 쿠쿠 광고에 나와 밥을 지었고 이승기가 지펠 김치냉장고에 등장하자 딤채 김치냉장고에는 소지섭과 '국민 남동생'유승호가 투톱으로 출연했다.
최근 들어 남자 모델은 고추장과 간장까지 추천하며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독고진' 차승원이 한때 '순창아'를 부르짖었는가 하면 청정원 모델인 정우성은 부드러운 목소리로'정원이'를 찾았다. 또 드라마 파스타의 셰프였던 이선균은 간장 뚜껑까지 따 확인하는 식이다.
이렇게 여성만을 위하거나 여성이 구매하는 제품의 광고에서 남성 모델들의 활약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박숭준 국장은 "청정원 제품 광고에 오랫동안 여성 모델을 활용하다 남성 모델로 바꾼 후 매출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가 한층 높아졌다"며 "여성에게 더욱 친숙한 남성 모델의 활용 범위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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