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만 잔뜩 끼어 있었던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 내 유전개발의 걸림돌들이 하나둘씩 해결되고 있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쿠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대해 수출 길을 열어주는가 하면, 석유공사가 개발하고 있는 광구와 인접한 광구에서의 대규모 유전 개발에도 성공했다. 오는 10월께 시추할 석유공사의 유전개발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석유공사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쿠르드 지방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타우케 광구에서 생산되는 일산 6만배럴의 원유를 노르웨이 DNO에 이라크 북부 지역 송유권을 통해 수출하기로 했다. 또 터키 제넬에너지와 캐나다 아닥스가 공동운영하는 타크타크 광구에서 생산되는 일산 4만배럴의 원유도 트럭과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할 예정이다. 아쉬티 하우라미 쿠르드 지방정부 천연자원부장관은 “이라크 석유부 차관에게서 타우케 광구 및 타크타크 광구에서 생산된 원유에 대한 수출이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공문을 접수했다”고 밝혔고, 아심 지하드 이라크 중앙정부 석유부 대변인 역시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 지역 원유를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쿠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그간 쿠르드 지역의 유전개발을 놓고 진행됐던 논란이 일단락된다는 의미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쿠르드 자치지구의 석유 수출을 ‘밀수’라고 규정해 수출을 금지해왔다. 쿠르드 자치구와 유전개발 계약을 맺는 회사에 대해 ‘입찰 제한’ 등의 압력을 행사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석유공사가 이라크 중앙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7년 11월 쿠르드 바지안 광구를 확보했고 이듬해 추가로 5개 광권 계약을 체결한 뒤 이라크 중앙정부는 석유공사에 대해 중앙정부가 관할하는 유전 개발에 입찰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파 싸움으로 지연됐던 석유법 제정도 빨라져 쿠르드 지역에서의 원유 수출이 법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쿠르드 지역 내 유전 개발 및 다른 지역 유전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의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공사가 쿠르드 지역에서 확보한 바지안 광구 등 5개 광구는 전체 기대매장량만 72억배럴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한국 측 투자 지분에 따라 약 30억배럴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바지안광구 인근 3㎞ 지점에 위치한 미란광구는 최근 시추 결과 원시매장량이 23억~42억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가 유전개발에 성공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9월 쿠르드 지역 아르빌과 술레마니아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조기 생산을 위해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개 광권 중 석유공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3개 광구(바지안ㆍ상가우사우스ㆍ쿠쉬타파)는 올 4ㆍ4분기에 시추 1공, 내년에 시추 2공이 예정돼 있다. 나머지 2개 광구(상가우노우스ㆍ하울러)도 올해 말 시추가 예정돼 내년 초에는 탐사시추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쿠르드 지역 광구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수출이 보장된 것”이라며 “한국의 에너지자원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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