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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회복조짐.. 아시아 경제 낙관론 확산

【뉴욕=김인영 특파원】 아시아 경제에도 빼앗긴 봄은 다시 찾아올 것인가.지난해 9월 파국으로 치닫던 세계 경제가 6개월만에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아시아의 축인 일본 경제는 장기 복합불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이머징 마켓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등장했던 브라질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방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불안 요인이 도처에 남아 있다. 브라질의 불이 꺼지면 에콰도르에 불이 붙고, 일본이 회복하는가 싶으면 중국이 불안하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대공황의 우려를 자아냈던 뇌관들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 안정은 아시아 회복에 긍정적 조건을 만들어 준다. 연초 많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의 둔화를 걱정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고 있는 거시지표는 미국 경제가 성장과 안정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경제는 6.1%의 고도 성장을 달성했지만, 물가는 1% 대에 머물렀다. 저실업율과 저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유지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연말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 위크지는 인플레이션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금리를 올릴 명분은 없다고 진단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8일 『미국 경제는 화려한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엄청난 유동성이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의 1만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아시아 회복의 관건은 일본이다. 아시아 위기가 일본 경기침체와 엔화 하락이라는 외적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일본 증시 폭등 이후 뉴욕 월가를 비롯,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에 대한 시각이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전환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의 경제평론가 플로이드 노리스씨는 「드디어, 회복하는 일본에 투자할 때가 됐다」는 제하의 논평에서 『소비 확대에 따른 경기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해부터 추진돼온 일본의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일본의 기업 부도율이 낮아지고, 소비재 판매가 늘어나며, 기업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노리스씨는 『일본의 회복은 한국과 태국의 회복을 지속시키고,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상황을 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회복은 미국에 몰려 있는 방대한 국제유동성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기업의 자신감 회복 개인 소비확대 경기 부양을 위한 일본 정부의 금융 및 재정정책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일본에 대해 낙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안정도 같은 이머징 마켓의 카테고리에 있는 아시아에 좋은 소식이다. IMF와 브라질 정부가 49억 달러의 긴급자금 방출에 합의하자,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3.4%나 폭등했고, 지난주 1달러당 2.2 페소까지 폭락했던 통화가치가 1.7 페소로 안정됐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IMF와의 새로운 합의로 브라질의 안정이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뒷마당에 대한 분명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가 회복은 아시아 경제 회복을 시사해주는 또다른 지표가 된다. 지난해말 배럴당 10 달러선으로 떨어졌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8일 4개월만에 12달러를 넘었다. 이는 산유국의 감산 움직임 영향도 있지만, 다른 이면에는 아시아 국가의 석유 수요가 완만하지만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복병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경기과열은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이 경우 국제 유동성의 방향을 역전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의 투자신탁회사 연쇄 파산 우려, 남미 에콰도르의 은행 폐쇄 등도 이머징 마켓을 불안케 한다. 아시아가 완연한 봄을 맞으려면 서너차례의 매서운 꽃샘 바람을 견녀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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