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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대우중공업 신영균사장] 생산성 세계 최고수준 견인
입력1999-06-10 00:00:00
수정
1999.06.10 00:00:00
민병호 기자
세계 2위의 조선업체인 대우중공업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큰 공헌자를 꼽는다면 대우중공업 임직원들은 김우중회장과 신영균 장이라고 주저없이 답한다.김우중회장이 쓰러져가는 옥포조선소를 인수받아 되살려놓은 사람이라면 申 사장은 그 뒤를 이어 오늘의 대우중공업으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申사장이 역량을 발휘하는 곳은 금융조달부문.
조선업은 척당 가격이 1억달러가 넘는 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때문에 선박을 수주할 때는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는 국제파이낸싱은 조선업의 기본이다. 申사장은 국제 파이낸싱 전문가로 대우가 수주한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금융조달 대부분은 그의 손을 거쳤다고 과언이 아니다. .
대우중공업의 높은 생산성 역시 申사장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대우의 생산성은 국내 최고일 뿐 아니라 일본 등 선진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대우의 공수(선박 한 척을 짓는데 투입되는 연인원수에 시간을 곱한 값)는 국내 경쟁사들 보다 10만 맨아워 이상 높은 50만 맨아워 수준. 이는 인건비, 재료비 등을 감안한 종합생산성면에서 일본 조선소보다 15~20% 이상 앞서는 것이다.
그렇지만 申사장은 『대우중공업의 오늘이 있기 까지는 김우중 회장이 옥포조선소에 상주하면서부터 시작된 관리혁신운동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대답을 비껴간다. 지난 78년 재기불능의 판정을 받은 옥포조선소의 경영권을 넘겨받아 이를 되살려낸 것은 金회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믿음.
그렇지만 申사장이 지난 95년 사장 취임 후 도입한 경영혁신 운동의 성과는 눈부시다. 그는 취임 후 「희망 2000」이란 새로운 혁신운동을 전개, 대우의 생산성을 5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에 3배 이상 높여 놓았다.
『취임 전까지 추진해온 경영혁신운동(희망90S)이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세계 일등 조선소는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희망 2000」운동의 도입 배경이다. 기존의 생산방식을 단순히 개선하는 운동으로는 세계 최고수준의 일본 조선업체를 따라잡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그는 지난 97년부터는 자동차 생산현장에서 성공한 JIT(적기생산방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만들어낸 자동차 공장의 생산시스템을 조선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申사장은 이를 끝까지 밀어붙혔다.
도입 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는 대우 고유의 생산시스템으로 정착돼 새로운 시설확장 없이도 생산량은 연평균 15%, 매출역시 연 20% 이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대우의 생산성은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높아졌고 이는 곧바로 경영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4월말까지 대우는 매출액 1조1,500억원을 달성, 연말까지는 3조3,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2조6,700억원) 보다 24% 이상 높은 실적이다.
올들어 수주실적도 시추선과 컨테이너선 등 약 6억달러 규모를 수주했고 남은 일감도 55척, 480만톤에 달하고 있다.
이렇듯 대우중공업은 세계적인 조선업체로 자리매김을 새로 했지만 최근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그룹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은 일본업체와 제휴를 통한 외자유치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대한 申사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대우의 구조조정은 이미 지난 80년대말부터 시작됐습니다. 때문에 현재 대우중공업이 추진하는 것은 구조조정이란 측면보다는 미래에 대비한 새로운 변신으로 봐야합니다.』
지난 87년부터 극심한 노사분규 등으로 적자가 쌓이고 이로인해 89년에는 기업의 존폐여부까지 거론되는 등 어려움을 격은 후 대우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 내부적인 문제는 해소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우는 올해초까지 수익성이 없는 총 36개 부문에 대한 분사를 단행했고 경영혁신 운동을 통해 공정개선, 기술개발, 불량률 및 재해율 50% 이상 감축 등 강도높은 군살빼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조선부문의 외자유치는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申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세계 조선시장은 앞으로 수요정체로 인해 전망이 밝지 못하며 이로인해 우리나라와 일본을 주축으로한 조선업계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이같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申사장은 이같은 견해에 따라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을 분리한 후 일본업체와 제휴, 40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합작기업을 만들어 세계최고의 조선업체로 거듭난다는 것이 대우가 마련하고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결정적인 동기는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 달성이라는 정부의 방침이 작용했다.
외국기업의 자금을 유치할 경우 그 나라의 싼 금리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나라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을 수 있어 선박수주에 매우 유리해지며 이로인해 재무구조도 훨씬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申사장은 최근 「21세기 세계 초일류기업」이란 비전을 새로 내놓았다. 그는 『초일류 기업이란 최고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가 완벽한 기업』이라고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어느 고객으로부터 비행기 하면 「보잉사」이고 배하면 「대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앞으로 최고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
◇신영균 대우중공업사장
44년 서울생 64년 경복고 졸업
68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 졸업
69년 한국은행 입사
75년 동양증권 입사
78년 대우실업 기조5부
78년 대우조선공업 국제금융부
89년 대우조선공업 자금담당이사
95년 대우중공업 관리본부장
95년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사장
98년 한국강구조협의회 회장
98년 금탑산업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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