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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은행 대출경쟁 수익성 악화”

은행들이 대출 확대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금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부담함으로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은행의 예수금은 525조원인 반면 대출은 528조7,000억원으로 예금보다 대출이 많았다. 이에 따라 원화 예대율(대출금/예수금)은 100.7%로 은행들이 예수금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대출을 통한 자금운용 규모를 늘리는 경쟁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들은 대출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위험 자산이 늘어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대율을 90% 안팎에서 유지한다. 예대율은 지난 2001년 말 81.6%에 불과했고 2002년 말에도 92.2%로 100%를 넘지는 않았다. 이처럼 예대율이 높아진 것은 예수금은 지난 2001년 말에 비해 14.6%(66조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대출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41.4%(154조9,000억원)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부족한 예수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 및 원화금융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CD 발행잔액은 30조원으로 2001년 말에 비해 13조7,000억원 늘었고,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원화 금융채 발행잔액은 91조2,000억원으로 2001년말보다 37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만기 1년짜리 금융채 발행비용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비교할 경우 당장은 금융채 발행이 정기예금 조달비용보다 낮지만 지난해 말의 경우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금융채 발행 비용이 정기예금 조달비용을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은 대출증가로 위험자산이 증가하자 BIS자기자본비율을 확충하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발행비용이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상회해 궁극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현재 만기 5년 이상 후순위채 발행 금리(부대비용 감안)는 연 6.23%인 반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부대비용 감안)는 4.50%로 후순위채 발행금리가 1.73%포인트나 더 높았다. 지난해 9월말 현재 후순위채 발행잔액(17조8,000억원)을 감안할 때 지난해 3ㆍ4분기에 나타난 만기 5년 이상 후순위채 발행금리와 1년만기 정기예금 발행금리간의 실질금리차(1.23%포인트)가 1년간 지속될 경우 은행들은 가만히 앉아서 2,000억원 이상을 손해보는 셈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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