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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누가 책임지나
입력2002-07-22 00:00:00
수정
2002.07.22 00:00:00
월드컵 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4강 진출로 인하여 우리 국민은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제고된 국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경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월드컵 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우리 선수의 승리를 염원하고 있던 그 순간에도 다수 사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하였고, 특히 일부 노조는 공권력의 이완을 틈타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정부도 월드컵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왔다.
특히, 지난 5. 22부터 민주노총의「시기집중 총파업」차원에서 진행된 일부 사업장의 불법파업이 월드컵기간 동안의 공권력 이완을 틈타 장기화되고 있고 이에 더하여 일부 노동계는 월드컵 이후 타 사업장으로 투쟁을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최근 산업현장의 노사분규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조성된 경제도약의 기대감마저도 무색케 할 정도로 심각하게 확산되어, 7월초 노사분규건수가 지난해 동기의 두 배에 달하며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 한해는 1989년 이후 가장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는 한해가 될 것이다.
더욱이 정권말기 레임덕과 월드컵이라는 막중대사에 따른 공권력의 이완을 틈탄 불법파업과 불법행위가 묵인되면서, 이에 고무된 일부 노동계의 법을 무시한 강경투쟁이 더욱 확산된다면 국가전체가 또다시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주요 병원들에서 직권중재를 무시한 채 수십일 째 불법파업이 자행되고, 일부 사업장에서처럼 노조가 공장을 무력 점거하고 회사정문을 폐쇄한 채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가 용인된다면 과연 어떤 노조가 법을 지키려고 할 것인가?
이 같은 노동운동으로는 우리 경제가 현재의 국가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 조만간 과격한 노동운동이 초래할 경쟁력 감퇴의 결과가 우리 산업 사회에 정확히 나타날 것이다.
IMF의 외환위기 속에서 그토록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에서 지금의 노동운동은 더 극렬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노동운동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직도 방향을 못잡고 있다.
그 속에는 쫓기는 집행부와 흔들어대는 반집행부간에 갈등이 상존하고 있고 회사야 어찌되건 선명한 목청만 높여서 나 혼자만 다치지 않으면 된다는 지도자의 무소신이 판을 치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더구나 현재의 노동법과 이를 집행하고 감독하는 정부의 태도로는 균형된 노사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 사용자가 처분할 권한이 없는 사항을 요구하고 공장을 점거해도 이를 합법파업이라고 주장하는 고위 관료가 있는가 하면 중재재정이 이루어진 뒤의 파업도 강건너 불보듯이 하는 공권력의 태도가 오늘의 현실이다.
괜히 관계했다가 불상사라도 나면 그 책임을 떠맡을 수 밖에 없으니 적당히 약자편이라도 들면 마치 사회정의 편에 서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는 계산이 공직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특히 노조의 불법행위가 그대로 방치되는 현 시점에서 과연 정부가 법집행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우며, 정권 말기 권력누수현상 속에서 정부 스스로가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로 밖에는 볼 수 없다.
만일 불법행위가 수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도 정부가 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산업현장에서의 혼란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불법분규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사용자들은 합의라는 미명하에 노조의 요구를 어쩔수 없이 수용하게 되고 이는 또다른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기업에 참여하고 관여할 자격이 없다. 노동운동가든 정부관료든 막연히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노사간 경쟁력의 감퇴를 담보로 적당한 타협을 강요하는 직·간접적행위는 우리 기업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다.
적당한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기업에 대해 적당한 타협을 강요하지 마라. 그대들은 기업경영의 마지막 책임을 질 법적 의무가 없지 않은가.
/김영배<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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