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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고비 맞은 대기업 노사협상] 소득 상위10% 넘는 자동차·조선 '귀족 노조' 동시다발 파업하나

업황 최악인데… 조선 3사 노조 9일부터 공동파업

"30% 성과급 달라" 현대차 노조는 파업찬반 투표

임금피크제는 반대… "개혁 필요성 스스로 보여준 셈"

파업 결정을 앞두고 울산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조선 3사가 결국 사상 처음으로 9일부터 조선 업종 공동 파업에 나서고 현대자동차 노조도 같은 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직장폐쇄 속에서 8일 대화를 재개했지만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끝을 내고 말았다.

수출 부진으로 이익 규모가 급감하고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반대 등을 고수하는 강성 노조의 모습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노조는 파업 국면을 적어도 추석 이전까지 끌고 갈 것으로 알려져 장기전을 띨 것이라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이번에 파업에 나서는 기업들은 공교롭게도 연봉 수준이 우리나라 상위 10%인 6,7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다. 흔히 말하는 '귀족 노조'의 전형인 셈이다. 노동 전문가들은 대기업 귀족 노조의 동시다발적 파업 움직임은 노동 시장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평균 연봉 1억원 현대차 노조, "순이익 줄어드는데 30% 성과급으로 달라"=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산업 평균 연봉은 9,234만원으로 질 좋은 일자리의 대표 격인 은행권 연봉 평균인 7,4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해외 선진국 경쟁사들인 폭스바겐(9,062만), 도요타(8,351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한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9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노조는 기본급 7.84%(15만9,000원) 인상 외에도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외치고 있다. 이익은 쪼그라드는데 그것마저 나눠달라는 것이다.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나 인력구조조정, 전자산 매각 등은 이제 단골 메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성장을 기록할 때도 받아들이기 힘든 협상안을 위기 상황에서도 내세우고 있다"며 꼬집었다.

현대차 노조는 이익 추구의 명분을 임금피크제 반대에서 찾고 있다. 심지어 정년을 65세로 연장해달라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현대차 장기근속자의 경우 특근수당까지 합치면 연봉 1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까지 제시한 조선 노조 파업…무더기 이탈로 반쪽 그칠 듯=2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3사와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성동조선·신아sb·한진중공업·STX조선 노조가 함께 만든 조선업종노조연대는 9일 공동 투쟁에 나선다.

조선업종노조연대를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참가자가 연차를 사용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품권까지 지급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앞선 두 차례 파업에서 2,000~3,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던 만큼 이번에는 더 많은 조합원이 오후부터 일손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삼호중공업도 공동파업 참여를 결의했다. 수조원대의 적자에 시달리고 중소 조선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조선사 노조의 이 같은 쟁의행위는 명분을 잃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공동파업은 사실상 현대중공업 중심으로 나머지 회사들은 불참하거나 일부 간부만 참여해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9일 공동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혔지만 노조 간부들만 참여하는 소규모 파업이 유력하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불참을 선언했고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임단협이 타결돼 파업할 이유가 없다.

조선 업계 공동파업의 동력은 약해졌지만 노조들이 일제히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갈 계획이어서 노사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경우 생산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0월 이후 노조 집행부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현 집행부는 다음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접점 안 보이는 타이어 노조 파업=금호타이어 노사는 8일 오후3시 광주공장에서 6일 직장폐쇄 후 첫 교섭을 재개했지만 예상대로 소득 없이 끝내고 말았다. 특히 노조 측은 직장폐쇄 후에도 물류 및 원재료 차량의 출입을 봉쇄하는 등 일탈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조 역시 노사 합의 사항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사측이 새로운 당근책을 제시해 투표를 또다시 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경총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상당수 사업장에서 올해는 노사가 적당히 타협하는 선에서 임협을 마무리했지만 유독 강성 노조를 둔 조선·자동차 등 대기업 사업장에서 분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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