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명성점(明星店)’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은 중국 베이커리협회가 매년 중국내 6만여 개 제과점 가운데 업계를 대표할 만한 점포에 시상하는 상으로 베이커리 업체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에 해당한다. 이 명성점 수상 점포 가운데 한국의 베이커리전문점 ‘파리바게뜨’ 중국 1호점인 상하이 구베이(古北)점이 포함됐다. 상하이와 베이징 지역 브랜드로는 파리바게뜨가 유일하게 뽑혔다. 중국에 진출한지 2년만의 성과다. 파리바게뜨(중국내 브랜드명 ‘빠리뻬이티엔’)는 지난 2004년 9월 상하이에 첫 점포를 오픈하면서 중국에 첫 진출했다. 올 1월에는 베이징에 2개의 점포를 동시에 열었다. 현재 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상하이 지역은 소득 수준이 높고, 외국인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입점한 점포는 오픈하자마자 높은 매출을 올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중국 현지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가격 저항감 때문에 다소 고전했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지속적인 시식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매출이 서서히 호전되고 있다. 베이징 1호점인 위에시우(岳秀)점은 왕푸징(王府井), 시단(西單)과 함께 베이징의 3대 중심 상권으로 분류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 형태로 점포 길이만 34m에 달해 브랜드를 알리는 안테나숍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에서 20여 년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사업을 하면서 쌓은 운영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메뉴와 운영 시스템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국내와 동일한 베이크오프(bake-offㆍ냉동생지를 이용해 매장에서 직접 빵을 생산) 시스템 방식으로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을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고 있다. 제품 신선도를 고려해 1일 2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제품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베이커리가 오븐에서 구워져 나올때마다 ‘프레쉬벨(Fresh Bell)’을 울려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내 베이커리와 제품 구색에서도 차별화 된다. 또한 보통 40~5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170여 가지의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 단과자, 조리빵, 버터크림 케이크 등 제품 구색이 단조로운 중국 베이커리와 확연히 구별된다. 여기에다 무스케이크, 다양한 재료를 응용한 샌드위치 등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국내 인기 제품인 그대로토스트, 핫치킨고로케 등이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파리바게뜨는 중국 진출 초기 한국인들이 밀집한 지역보다는 고급 주택가, 중심상권으로 입점하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인 밀집 지역은 초기 매출 확보가 유리하지만 중국 현지인들을 공략하려면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이러한 전략은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파리바게뜨는 중국내에서 현지화된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인들의 주요 명절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춘절에 기념 케이크를 출시하고, 지난 해 추석에는 독특한 스타일의 월병(月鉼)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 점차 서구화되고 있는 중국인들의 소비성향을 감안해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등에도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소황제(小皇帝)’로 불릴 정도로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 어린이날 행사에 케이크 등 제품을 협찬하는 등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품은 부모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아 학교 급식으로도 납품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기점으로 중국 베이커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앞으로 화둥(華東), 둥베이(東北), 광둥(廣東)지역에 500여 개의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점포 확대를 위해 올해 말부터는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지난 해 10월에 진출한 미국 시장도 LA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한 뒤 동부지역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의 모기업인 SPC는 중국 상하이를 기점으로 칭다오(青島), 베이징 그리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인도 및 미주를 연결하는 ‘글로벌 SPC 벨트’를 구축해 오는 2020년 세계 제1의 제과ㆍ제빵 전문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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