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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후발은행 중심으로 몸집불리기 본격화
입력1999-01-19 00:00:00
수정
1999.01.19 00:00:00
올 상반기부터 후발은행들을 중심으로 시중은행의 몸집불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1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 하나은행 등 중간규모의 은행들이 올해 잇따라 유상증자를 실시, 납입자본금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경기은행 인수 등으로 자본금이 7,483억원까지 늘어났으나, 올해 5,000억원을 추가로 증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 경우 한미은행 자본금은 1조2,000억원을 웃돌아, 정부출자를 받기 전 시중은행들보다 덩치가 커진다.
하나은행도 이달중 자본금의 30~40%에 해당되는 규모의 증자 결의를 할 예정이다. 충청은행 인수와 보람은행 합병으로 8,662억원까지 늘어난 자본금이 올해 안에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2억~3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어 자본금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하반기 동화은행 인수와 1,5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본금 1조원을 돌파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오는 3월3일부터 1개당 2주씩 주식인수권을 발휘하게 됨에 따라 3,000억원의 증자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이 모두 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신한은행의 자본금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현재 자본금이 7,427억원인 주택은행도 올해 3억달러 이상의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증자에 나서는 것은 우선 증시 호황으로 증자여건이 좋아진데다, 국내에 진입한 외국 금융기관들과 정부 지원을 받아 대형화되는 선발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경쟁 여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다만 대규모 증자를 시행할 경우 은행의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제 은행권에서는 BIS비율을 맞추는 것은 당연시되는 대신 2000년 말까지 총자산수익률(ROA)과 ROE를 각각 1%와 1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주요 과제로 떠올라, 증자로 자본금을 늘리는데 부담이 따른다.
신동혁(申東爀) 한미은행장 후보는 『증자에도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며 『연내 증자를 추진할지는 좀더 따져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몸집을 불리는 후발은행들과 달리, 지방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적자폭이 컸던 광주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며, 전북은행도 올해 자산건전성 기준 강화에 대비해 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밖에 부산, 제주, 충북은행 등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은행들은 정상화계획에서 제시한 각각 1,000억원, 650억원,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연내 실행해야 한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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