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회계법인 지난해 4,400만원 그쳐 국내 회계법인들이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큰 돈을 벌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겨우 4,450만원만을 지출했다. 전년 기부금 규모가 1억3,1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공인회계사 등 전체 직원이 1,246명으로 1인당 평균 연봉이 8,326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직원 1명의 급여와 상여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기부금에 사용한 셈이다. 삼정의 지난해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늘었고, 당기 순이익도 17%나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기부금 규모는 더욱 초라하게 느껴진다. 반면 현금배당이나 임직원들의 연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정이 지난해 급여와 상여금 명목으로 사용한 금액은 1,051억원으로 2009년(92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현금배당 규모도 2008년 6억5,000만원에서 2009년 31억원, 지난 해 40억원으로 느는 등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삼정 외에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서는 삼일이 3억8,173만원으로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았고 한영(1억3,423만원)과 안진(9,921만원)이 뒤를 이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FRS 도입의 수혜로 지난 수 년간 소위 국내 빅4로 불리는 대형 회계법인들이 실적 증가 행진을 이어왔다”며 “그런 와중에서도 기부금을 내는데는 인색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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