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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회장 침묵

현대증권 지배권을 둘러싼 두 아들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침묵이 계속 되고 있다.17일 울산에서 귀경한 후 줄곧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에 머물고 있는 그는 20일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건설사업과 관련된 업무보고만 받았을 뿐 현대증권 인사파동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정 명예회장은 19일 오전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이기고 개포·암사지구 아파트공사를 수주했다”는 김사장의 보고를 받고 시공사 선정과정을 상세히 물어보며 매우 흡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명예회장의 또다른 측근은 “명예회장이 관련 부서로부터 현대증권 파동에 대해 부분적으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언론이 연일 관심있게 보도하는 것과 달리 정작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17일 서울로 상경한 이후 자택에서 사극 ‘인현왕후’ 시리즈물(녹화분) 등을 시청하면서 소일했으며 정몽헌(鄭夢憲)회장측이 이번 인사에 대해 심하게 반발하는 것을 잘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현대 인사 파문이 현 구도를 근간으로 일부 인사를 보완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는 정몽헌회장과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의 귀국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입력시간 2000/03/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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