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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남은행 고객 28% 겹쳐 인수시 여신축소 등 후폭풍 예고

기업은행 기업 고객 가운데 약 28%가 경남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이 그만큼 겹친다는 뜻으로 시너지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남은행 인수시 중복고객에 대한 대규모 대출축소도 예상돼 인수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남 지역 기준으로 기업은행 거래기업 중 약 28%가 경남은행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

경남만 놓고 봤을 때여서 전국으로 대상을 넓히면 비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거래기업이 28%나 겹친다는 것은 높은 수준"이라며 "경남을 인수하더라도 큰 이점이 없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중복고객이 많다는 게 오히려 인수 이유가 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탄탄한 은행 한 곳과 편하게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가져가면 거래 중복기업은 대출이 축소될 수 있다. 같은 계열에서 대출이 나간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여신을 줄여야 하는 탓이다. 대형 금융지주사가 우리은행을 인수했을 때 꼽히는 단점으로 주요 기업에 대한 여신축소가 거론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을 위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인데 대출이 줄면 안 된다. 축소를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건전성도 문제다. 경남은행의 인수가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9조원 수준인 내부유보금을 쓴다는 계획이지만 이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약 0.6~0.7%포인트 정도 떨어진다. 6월 말 현재 기업은행의 BIS 비율은 12.12%, 기본자본(Tier1)비율은 8.98%로 하위권이다. 신한은 각각 15.57%, 12.84%에 달한다. 기업은행이 중기대출이 많기 때문이지만 건전성 지표 하락에 따른 배당제한이 예상된다.

시장에서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경남은행 인수소식이 알려진 지난 13일 기업은행의 주가는 전일 대비 50원 빠진 1만1,750원으로 마감했다. 인수합병(M&A)이 주가를 올릴 호재는 아니었던 셈이다. 신한ㆍ우리ㆍ하나금융도 이날 주가가 떨어졌지만 KB는 200원 올랐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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