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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활기 마저 시들까
입력2001-07-20 00:00:00
수정
2001.07.20 00:00:00
꾸준한 상승세 불구 수입감소·실업률 상승세계 경제의 유일한 원동력으로 간주되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의 왕성한 구매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컨퍼런스 보드나 시카고 대학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아직까지 상승 추세에 있고, 올 상반기 주택매매율은 전년동기 대비 6% 상승, 미국인들의 씀씀이는 조금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내수)가 정체 또는 감소할 가능성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 18일 하원 증언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세계 경제의 구원자로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선 미국 소비의 하락 조짐은 수입 감소에서 감지되고 있다. 19일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미국의 수출이 877억 달러로 0.9% 증가했으나, 수입은 1,161억 달러로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수입이 줄어든 것은 미국인들이 외제품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이 생산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국가의 주력수출품인 컴퓨터ㆍ반도체ㆍ기계류등 장치산업의 수입은 5% 이상 감소했고, 소비재도 2.7% 줄었다.
또 실업률 상승은 구매력 감소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6월말 현재 4.5%로 지난해말 최저치인 3.7%에서 증가추세에 있으며, 올연말에는 5%에 이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미국의 소비활동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최근의 실업자들에 대해서도 종전의 신용도를 유지, 소비자들의 대출능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평균 금융비용은 소득의 14%로 20년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데, 개인 파산이 늘어날 경우 은행들이 대출한도를 줄이게 되고, 그러면 소비도 줄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미국의 소비가 줄 것이라는 또다른 경고는 소비재 생산 기업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최근 2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한 IBMㆍ제너럴모터스(GM)ㆍ인텔ㆍ마이크로소프트등 거대 기업들은 한결같이 3분기에 매출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3분기에 경기가 고개를 들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실물경제 전선에서는 이번 분기에 좋아질 근거를 찾을수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소비액은 전세계 소비의 20%를 차지하고, 미국을 세계 최대의 수입국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소비가 움추려 들면서 수출중심의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경제학자들이 규정하는 공식적인 '불황(Recession)'에 돌입했다. 2분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는데, 이는 97~98년 아시아 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아시아의 네마리 용의 하나인 싱가포르의 불황 돌입 소식은 뉴욕 월가에서 한국ㆍ대만ㆍ홍콩등 세나라에 대한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원인를 제공했다.
미국 정부나 FRB는 상반기의 금리 인하, 이달말의 세금환불등으로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소비가 반등하고 있는 확실한 증거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늦춰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2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ㆍ일본이 동시 슬럼프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의 방향이 세계 경제를 침몰 또는 회복시키는 관건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급감으로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붕괴했지만, 미국인들의 소비가 하락할 경우 소비재가 밀집해 있는 다우존스 지수도 베어마켓으로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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