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최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그룹 안팎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최 회장은 사면 이후 그룹 및 계열사 경영을 직접 챙기는 대신 투자와 글로벌 업무 등 '큰 그림'만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의 사면이 이뤄질 경우 제2창업에 준하는 경영 쇄신안을 담아 대국민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 등을 일절 맡지 않고 투자와 해외업무 등 대주주의 힘이 필요한 부분에만 역량을 집중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회장 직함은 그대로 쓸 것으로 보이지만 경영 전반을 챙기는 대신 그룹 발전 지원 쪽으로 업무의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최 회장은 과거 자신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면 이후 지원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한 데는 자숙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투자 결정 등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사면과 동시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정치권과 국민 여론을 살피면서 그룹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SK그룹은 최 회장 부재로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 에너지·화학, 반도체, 자원개발 등 기존 사업 외 신규 사업 진출을 결정하지 못했고 해외 유수 기업 및 해외 정부를 상대로 한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재계 관계자는 "특히 최 회장 수감 이후 글로벌 네트워킹이 무너진 게 SK의 최대 고민"이라면서 "이 부분은 회장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사면이 이뤄진다면 사회가 주는 숙제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최 회장은 그룹 발전 지원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