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건설 관련 4개사가 협력사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공동협력은 삼성그룹의 사업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에버랜드 건설 부문,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그룹 내 건설관련 4개사가 ▲자재구매 ▲협력사 운용 ▲협력사 지원 ▲협력사 발굴 등에서 공동으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협력사 부문에서 이들 4개사는 우수 협력사를 같이 발굴하고 공동으로 등록하는 한편 지원도 함께 하는 등 한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협력사 업무 영역은 4개사가 같이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부문 외에도 이들 회사는 일반 자재 구매도 같이 하고 있다. 회사별로 특성에 맞는 자재는 힘들지만 같이 쓰이는 범용 자재는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터ㆍ파이프ㆍ밸브 등에서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구매 범위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건설 관련 4개사의 독특한 업무협력은 일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로 비슷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보니 개별 회사별로 움직이는 것보다 함께 움직이는 것이 싼 가격으로 자재 구입 등 여러 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한 개 회사가 하는 것보다 여러 회사가 하는 것이 유리하고 다분히 사업적 측면"이라며 "별다른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 계열사의 공조가 향후 전개될 삼성그룹 건설 관련 사업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 인력이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긴 것도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한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삼성전자 기흥 기숙사 신축공사 수주 등 그룹 내 공사 수주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이 비록 소량이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매입하는 등 건설 관련 4개사 간에 여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과 건설 4개사의 협력 시스템이 지배구조 등 현재 시스템에 당장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일모직이 에버랜드에 패션사업을 양도하는 등 일련의 흐름을 볼 때 삼성그룹의 사업개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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