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투자전략을 다양화하기 위해 내년에 전체 위탁운용 자산을 최대 80조원 이상 늘리는 등 위탁운용 비중을 현재 30% 초반에서 40% 이상으로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16일 '2013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내년에 전체 약 481조9,000억원의 자산 중 45%인 최대 215조1,000억원을 위탁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은 407조3,000억원이며 이 중 위탁운용 자산은 32.4%인 131조8,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 위함이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이날 "공단이 계속해서 위탁운용 비중을 늘리는 것은 직접운용의 경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략대로 자산이 분배되다 보니까 수익률을 제고하려면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고유한 운용전략을 가지고 있는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을 확대하면 시장 참여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위탁운용 방식도 기존에 목표비중과 허용범위를 통해 관리하던 방식에서 목표범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를테면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55%이고 허용범위는 아래위로 10%포인트인데 이를 목표범위 45~60%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박혜린 복지부 사무관은 이에 대해 "기존 방식대로 목표비중과 허용범위를 두게 되면 목표비중의 중간 값으로 수렴하려는 경향이 있어 민간의 불필요한 기대를 야기할 수 있지만 목표범위를 설정하면 이러한 섣부른 기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내년도 기금운용본부의 목표 초과수익률은 기금규모 및 증가속도, 국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 등 기금운용 여건을 고려해 전년도의 0.38%에 비해 0.18%포인트 낮은 0.20%로 잡았다.
위원회는 또 다음달부터 노후긴급자금대부(실버론)의 연대보증인제도와 보증수수료(연 0.5%)를 없애기로 했다.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수급자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낮은 금리로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주는 실버론제도는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됐으며 미상환율이 0.2%로 매우 낮은 상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 손실을 우려해 연대보증 등 보완 요건을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1년 넘게 운용해보니 미상환율도 낮고 기금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급하게 돈이 필요한 연금 수급자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은 평가액 기준 국내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해외 종목 중에서는 애플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평가액은 16조원(지분율 7.2%)이며 애플 평가액은 3조원(지분율 0.1%)이다. 이외 국민연금은 국내 종목 중에서는 현대차(3조3,000억원), 현대모비스(2조110억원), 포스코(1조8,000억원)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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