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소재강국으로] 좌담:소재산업은 新블루오션 "특화된 産學硏 네트워크 구축 서둘러야" 범정부적 연구개발·지원시스템 마련도 시급 정리=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 참석자 (가나다順) : 김동철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장, 박화영 한국기계연구원장,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 부사장,이태용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 ▲ 사 회 : 남문현 본지 성장기업부장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핵심 요체이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의 기관별 특성을 살린 범정부적 연구개발 및 지속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완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원료인 소재의 원천기술은 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라는 것. 서울경제가 ‘가자, 소재강국으로’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난 8일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산업구조가 조립가공산업에 편중돼 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며 “정부가 기계ㆍ화학ㆍ세라믹 등 3대 소재별 허브 및 연구기관ㆍ대학 등 각 연구주체별 전문성을 고려해 특화된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글로벌 소재전문기업도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소재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이태용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완제품에서 부품소재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부품소재 중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결정하는 소재산업이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소재산업은 제조업 생산액의 29.5%, 종사자의 26.1%, 기업체의 25.1%를 점유하는 핵심 기간산업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및 PDPㆍ휴대폰 등 전자산업은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만 전자소재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일 무역적자 240억달러 가운데 소재가 81억달러, 31%에 달해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소재산업 육성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세계 산업의 추세에 알 수 있듯이 원천 소재기술 확보는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세계 산업의 리더로 성장하려면 소재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산업인 셈입니다. ▦사회=그렇다면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실상은 어떤가요. ▦김동철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 원장=국내 소재산업은 범용소재의 경우 철강 세계 5위, 석유화학 세계 5위 등이지만 첨단소재는 소요량의 대부분을 선진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국내 기술력은 원천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초과학이 취약하고 소재 설계 및 특성평가 등의 수준이 낮아 소재 선진국의 60% 수준으로 4~7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재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상당히 소극적입니다. 지난 2004년 산업자원부 기술개발지금 7,047억원 중 소재개발 지원은 12.5%인 881억원 수준이었으며, 특히 기초소재 지원은 23.3%인 160억원에 불과합니다. 기술선점 기업이 결국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대책이 시급합니다. ▦사회=재계에서 생각하는 소재산업 육성방향과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 부사장=무엇보다 기업과 학계ㆍ연구소로 연계되는 산학연 프로그램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모든 기관이 동일한 목적으로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각각의 역할을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제라도 각 기관이 고유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분담을 분명하게 해줘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계는 기초연구, 연구소는 목적연구, 중소업체는 기술지원, 대기업은 상용화 등에 충실하도록 단위별 목적에 맞게 제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특히 우수 인력 양성이 절실합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소재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재산업은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투자 리스크가 높은 산업임을 고려해 분야별로 특화된 지원제도를 설계,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사회=조립가공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소재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은데요. ▦박화영 한국기계연구원 원장=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조립가공산업에 크게 의존해 기반산업인 소재산업이 취약해진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조립산업에서 시작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다만 반도체 및 휴대폰을 비롯한 특정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시장 지배력과 제품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핵심 기초소재는 수입에 의존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과 미국ㆍ독일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진국은 산업구조의 중심을 조립가공산업보다 소재 및 부품산업에 두는 것이 추세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완제품 조립가공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나요. ▦유 부사장=최근 세계 산업의 특징을 보면 1등 기업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추세입니다. 이들 기업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재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접근방법을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산업의 선두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IT 산업의 경우 라이프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빠른 개발력이 중요합니다. 또한 적당한 시기에 자본투자도 필요합니다. 2000년 들어 첨단소재는 물론 원천기술도 전혀 팔지 않아 구입하기 힘든 만큼 소재산업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소재산업의 리더와 따라오는 후발주자에게 장점을 배울 수 있는 오픈마인드 자세가 중요합니다.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기술을 습득하고, 필요에 따라 후발국에 아웃소싱하는 전략을 통해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회=소재산업은 단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박 원장=그렇습니다.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계속적인 실패의 반복만이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장기 프로제트가 많을수록 소재산업은 빠르게 성장합니다. 일본이 좋은 사례입니다. 국가 주력산업의 경우 완제품부터 소재산업까지 국산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소재의 원천기술을 확보해가며 세계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한 해에만도 2,600억엔을 투자할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는 나노 및 초철강, 친환경적 소재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육성정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일본은 90년대 초반 미래 신산업 창조 전략으로 7대 성장전략산업(정보가전과 연료전지ㆍ로봇ㆍ환경에너지 등)을 지정하고 원천기술 개발을 강화해왔습니다. 동시에 당장 산업에는 적용할 수 없지만 미래 소재 분야의 기술개발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추진해 10년 이후의 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소재 육성을 담당하는 부품소재산업진흥원의 올해 운영방향은. ▦김 원장=부품소재산업진흥원은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자원부의 정책을 대신하는 집행기관의 역할을 합니다. 지난해 164개 과제에 2,300억원을 투자해 부품소재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부터 국내 소재 관련 대학 지원 및 연구기관 재교육 강화에 나섭니다. 또한 소재 관련 연구기관의 협의체를 구성해 금속과 화학ㆍ세라믹(요원) 등 3대 소재 분야의 연구인력간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특히 부품소재산업진흥원 내에 ‘소재발전총괄위원회’를 구성, 소재산업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첨단소재의 집중 육성을 전담하는 ‘소재지원실’을 신설, 미래 성장산업 선점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사회=정부의 소재산업 육성방향과 장기지원 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 본부장=정부는 소재강국 실현을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10년 내에 원천기술의 90%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소재산업의 특성상 미래 시장을 선점할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소재기업 육성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방침입니다. 3대 소재별로 기술격차 등을 감안해 특성화된 지원제도를 운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50대 전략적 핵심 원천기술 발굴을 위한 사업과제를 선정,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10년간 5,000억원 규모이며 원천기술 과제별로 매년 30억원 수준으로 지원합니다. 또 3대 소재별 허브와 소재의 원천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최적의 혁신 네트워크 구축 등에도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소재전문연구소 등의 신설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특히 소재정보은행으로 불리는 일명 ‘머티어리얼스 뱅크(Materials Bank)’를 설립, 기업과 연구기관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2010년까지 정부가 1,000억원, 민간이 2,000억원을 투자하는 ‘부품소재전문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같은 소재산업 육성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입력시간 : 2006/06/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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