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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외화차입 지급보증제 사실상 종료

금융시장 회복에 필요성 상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기근에 시달리던 은행들의 사정이 큰 폭으로 개선되자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정부의 외화차입 보증제도가 사실상 종료됐다. 16일 금융계의 따르면 정부는 은행들의 외화표시채권 발행에 대한 원리금 상환의무에 대해 국가 보증의 필요성이 사라져 일몰 시한인 올해 말까지만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은행권 외화표시채권 발행에 대한 정부 보증의 필요성이 사라져 일몰 시한인 올해 말로 지급보증제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이 '해빙무드'를 타면서 원화표시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등 외화자금 조달을 위한 시장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자 정부도 더 이상의 제도 운영이 필요하지 않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기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한시적인 비상조치를 정상화한다는 일종의 '출구전략'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은행들도 낮은 금리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어 지급보증제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민ㆍ우리ㆍ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필요로 하는 외화자금을 모두 조달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경제상황이 나아지면서 은행이 자체 외화조달에 잇따라 성공함에 따라 실제 보증 실적은 하나은행에 대한 2건, 12억8,000만달러가 전부다. 또한 정부와 맺은 양해각서(MOU)로 경영 간섭을 받아온 만큼 더 이상의 보증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들이 올해 말로 일몰기한이 끝나는 정부의 지급보증제도에 대해 연장 동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 초만 하더라도 채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쪽은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한국물에 5~7배가량 수요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은 영업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기업은행도 만기상환과 차입선 다변화 등을 위해 오는 11월 약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를 자체 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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