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방송사들이 통ㆍ방융합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는 ‘읍소(泣訴)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 29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방송사들이 이 같은 읍소 마케팅을 통해 ‘낮 방송’을 따낸 데 이어 통신사들도 “경영환경이 썩 좋지 않다”며 엄살을 늘어놓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7월 지난해 KBS 등 지상파TVㆍ라디오 방송 42개사 전체의 순이익이 1,136억으로 2003년에 비해 60.5%가 급감했다고 발표한 뒤 CATV업계 등의 반발 속에서도 ‘낮 방송 허용’을 관철해 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굳이 순이익 규모를 크게 늘일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12월 들어 ‘연말 도로 파기식’ 예산집행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는 “연간 매출액이 5년 연속 11조원대에서 정체를 지속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KT의 매출액은 2000년 10조 3,221억원에서 2001년 11조5,182억원으로 올라선 후 ▦02년 11조7,462억원 ▦03년 11조5,745억원 ▦04년 11조8,508억원 등 내리 4년간 11조원대에 머물렀다. KT의 한 관계자는 “IPTV 등 방송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마당에 일부러 ‘잘 나간다’는 이미지를 줄 필요가 있겠나”라며 올해 올 매출액 규모도 11조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LG텔레콤과 KTF는 내년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요금 인하 혹은 무료화 여부를 아직 결정짓지 못한 탓에 올 경영실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최근 “올해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상여금을 지급할 정도의 생겼으나 CID요금 인하를 통한 ‘고객혜택은 뒷전으로 미룬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두려워 상여금 지급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위성방송사업자인 TU미디어도 경쟁관계에 있는 지상파DMB가 시작된 후 KBS 등 지상파 방송 재전송 없이는 존속이 어렵다는 하소연을 부쩍 많이 늘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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