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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원 ‘항명’ 속사정 뭘까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박정철 기자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3일 고영구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 `부적절` 판정을 내린 속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정이 분리됐다곤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집권당이 적극 보조를 맞춰온 관례에 비춰보면 이번 일은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항명`에 가깝기 때문이다.의원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대북 문제에서 융통성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정보위의 특수성, 의원들의 성향이 중도 보수 또는 보수적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또 22일 인사청문회에서 고 내정자와 서동만 교수의 이념 문제를 혹독하게 추궁한 상황에서 하루 만에 태도를 바꾸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최근 `호남소외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고 내정자_서 교수 라인이 국정원내 호남 출신 인맥의 청산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민주당 의원들을 자극했으리라는 추측이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 6명 중 박상천 김옥두 천용택 의원이 모두 지역구가 호남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소속 정보위원들의 움직임을 전혀 사전에 파악하지 못함은 물론 사후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해 당 장악력과 운영 능력에 또 한 번 한계를 드러냈다.
문석호 대변인은 정보위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 직전 논평을 통해 “고 내정자의 전향적 시각을 이념 편향 운운하며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보수론자들의 주관적 평가”라며 정보위원들과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 혼선을 초래하기까지 했다.
문 대변인은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청와대 입장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같이 발표했다”며 “내가 말한 것을 당론으로 보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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