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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금융, 금융시장

금융권에만 돈이 몰려있다는 현상은 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한 이래 계속되어온 것이다.그것도 돈이 남아돌아 주채를 못하고 있는듯 최근엔 돈을 쓸 기업을 찾아나섰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구조조정을 잘한 모범기업엔 빌린 돈을 갚겠다고 하는데도 천천히 갚고 제발 더 쓰라고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상환하라고 압력을 넣고 재촉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런가하면 담보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여전히 돈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고 한다.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나 마찬가지로 자금사정이 어렵고 오히려 강제회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도 이상하게 움직이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강력한 금리인하 정책으로 어느정도 하향안정선에 접어들었으나 제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금 금리는 많이 내렸는데도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 예대 마진이 3~4%에 이르는 것은 그만큼 은행 수익만 올려줄뿐 금리인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가계 대출금리가 기업대출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계대출은 주택 등 담보가 확실하고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해야하는 부담도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용경색 현상이 조금도 풀리지 않고, 그나마 돈의 흐름이나 금리 추세가 정상적이 아닌데도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 됐다고 한다. 물론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진 것만해도 대단한 성과라 할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금융기관이 제대로 작동하고 신용경색이 해소되어 돈의 흐름이 정상화되고 금리도 하향안정 궤도에 진입했을 때에 비로소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고 말할 수 있다. 금융구조조정이 치열하게 추진되어야 하고 또 금융시장이 비뚤어져 있는 가운데 난데없이 금융인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금융계가 시끌하다. 대회를 열고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은 나름대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나쁘다고만 단정할 수는 없다. 대외적인 다짐이나 구호의 반복은 일의 추진력을 높이고 의욕과 의식개선의 상승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사나 군중집회의 함정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욱이 자발적인 행사가 아닌 강제된 집회는 일과성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모양보다 내실이 중요한 시점이다. 조용하나 착실한 구조조정의 실천,불합리한 관행의 혁파, 고객 중심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어 실물경제가 회복되고 경제회생이 앞당겨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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