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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펜…니콜 키드먼…긴장의 끈 조이는 스릴러

영화 '인터프리터' 22일 개봉



니콜 키드먼을 ‘지적 이미지’의 여배우로 부르는 데 망설이는 이는 이제 거의 없다. 더 이상 그녀를 톰 크루즈의 전 아내로만 기억하진 않는다.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으로 그저 그런 할리우드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그녀는 이후 ‘디 아워스’에서 영국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물랑루즈’와 ‘도그빌’ 등을 통해 여타 할리우드 스타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력서를 채워가고 있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인터프리터’에서 키드먼은 타이틀롤인 통역사 역으로 출연한다. 통역사라는 직업만큼이나 영화 속 그녀는 뜨거운 열정을 숨길 줄 아는 냉철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남자주인공은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숀 펜. ‘데드 맨 워킹’ ‘아이 엠 샘’ 등 그의 전작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다. 이쯤 되면 캐스팅만큼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프리카 ‘마토보’에서 나고 자란 UN통역사 실비아(니콜 키드먼). 우연히 그녀는 불 꺼진 UN 본회의장에서 아프리카 정치 지도자의 암살을 모의하는 대화를 듣게 된다. 실비아는 자리를 바로 뜨지만 그녀는 이후 매일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 FBI요원 토빈(숀 펜)이 그녀를 보호하면서 취조한다. 그는 실비아의 행동에서 점점 이상함을 느낀다. 뉴욕에 있는 둘 앞에는 이미 ‘마토보’ 내전의 정글이 펼쳐져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사가 만든 작품. 하지만 로맨스의 기운을 찾을 수 없는 이 영화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스릴 넘치게 그려내며 좀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2시간 내내 두뇌 회전을 요구하는 영화는 복잡하진 않으면서도 어디 하나 빈 틈을 보이지 않는 꼼꼼함을 과시한다.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키드먼은 영화 속에서 두 가지 이미지로 포장된다. 통역사 모습이야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스쳐가는 몇 장면을 통해 비쳐지는 180도 다른 이미지에선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진다. 특히 ‘미개한’ 아프리카를 구하는 백인 영웅담에 이르면 거부감은 더해진다. 워킹 타이틀이 전작들을 통해 불러왔던 ‘영국 찬가’야 애교로 받아줬지만, 이쯤 되면 서구문화 특유의 우월 의식을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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