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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금융시장 기지개] 신용낮은 중기도 자금난 해갈조짐

치솟던 회사채 금리 두달만에 11%대 안정극심한 돈가뭄으로 생존을 위협받던 중견ㆍ중소기업들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해갈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자금난 해소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 시장에 매수세가 몰리고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등 직접자금 시장이 회생기미를 보이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ㆍ4분기 말부터 불어닥친 현대그룹 유동성 문제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증시 또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신용등급이 BBB급 기업과 BB 이하 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국내 경기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가 급격한 하강조짐을 보인 점도 이들 기업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일단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ㆍ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해갈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 BBB급 회사채가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금리도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BBB급 회사채 금리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2월13일 11.46%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후 오름세로 전환, 4월26일에는 12.86%까지 급등했다.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이달 들어 24일 11.99%로 하락했다. 지난 3월27일 이후 처음으로 11%대에 진입한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당했던 BBB- 회사채 발행이 성공하고 매수세도 몰리고 있는 등 국고채 및 우량회사채로 편중된 시중 자금이 저등급 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 기업 자금의 온기(溫氣)가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테크윈(한국기술평가 기준 신용등급 BBB-)이 지난달 500억원의 회사채를 차환발행했고 두산건설이 이달에 800억원 어치를 신규발행했다. 특히 정크본드로 분류되는 BB 이하 기업들이 회사채 신규발행에 성공, 기업 자금난의 회복조짐을 반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BB 이하 기업들은 대부분 자산담보부증권(ABS)나 프라이머리CBO(채권담보부증권) 등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으나 한라건설이 100억원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발행시장에 햇볕이 강해지고 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도 중소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 창구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24일까지 상장기업들이 공시한 유상증자 규모는 616억원. 지난달 524억원보다 17.55% 늘어났다. 재벌계열 대기업이 주종이던 과거와 달리 유상증자의 대부분을 중소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한펄프가 50억원, 세신은 25억원, 삼애실업은 192억원, 큐엔텍코리아가 63억원, 신성기업이 68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절대규모를 보면 액수는 크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상증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지난달 1,610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1,304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 1월361억원, 2월 167억원, 3월 996억원으로 시간이 갈수록 코스닥 기업들의 유상증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코스닥기업들의 전환사채(CB) 발행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달들어 발행된 CB규모는 1,344억원. 지난달의 548억원보다 많은 것은 물론 올들어 3월까지 3개월동안의 1,369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중견 및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다소 회복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상시 퇴출 시스템이 가동되는 등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자동차 문제도 가닥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금 선순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반기부터 경기 및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성철현 LG투자증권 채권트레이딩팀장은 "하반기에 집중되고 있는 채권 만기물량에 대한 유동성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이 맞물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본격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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