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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 들어 30대 그룹의 핵심계열사 지분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거나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국민연금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30대 그룹 계열사 93곳의 평균 지분율은 8.66%로 지난해 말에 비해 0.25%포인트 증가했다.
삼성물산(000830)과 같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24개 계열사의 지분율도 지난해 말보다 0.78%포인트 오른 9.26%에 달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엘리엇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이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보유지분은 지난달 9.98%에 불과했으나 지난 7일 기준으로는 11.88%까지 증가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086280)는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9.24%에서 12.57%로 3.33%포인트 급증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칼(180640) 보유지분 역시 3.21%포인트 늘어난 12.41%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롯데푸드(002270)와 롯데칠성(005300)음료의 지분도 13% 이상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SK(003600) C&C, SK, CJ(001040), 한화(000880), LG상사, KCC, 대한항공 등에 대한 보유지분율은 1%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지분 보유량을 늘린 이들 계열사에 대해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을 무산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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