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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천 지원'이 시급을 요하는 이유
입력2004-04-26 00:00:00
수정
2004.04.26 00:00:00
유엔산하기관으로 구성된 국제조사단은 북한 용천역 폭발참사의 사망자가161명 실종 5명 부상 1,300여명이라고 밝혔는데 부상자 중 300여명에 이르 는 중상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사고의 성격이나 북한의 실정으로 미루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명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북한측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국제사회를 향해 사고경위를 밝히고 참사현장 동영상까지 소개하는 것은 그 만큼 사태 가 심각함을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권한대행인 고 건 국무총리가 26일 “긴급구호물품이 최단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송 방법을 강구 하라”고 지시한 것도 때를 놓친 지원은 아무리 풍성하더라도 생명을 구하 는 데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용천 주민의 위급성이 분명한데도 북한측이 즉각적이고도 적극적으 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는 것은 이유가 어디에 있건 실 망스러운 자세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측 구호품의 신속한 지원을 위한 수송 방법으로는 육로 수송을 비롯 군 수송기의 이용, 신의주 항이나 용암 포항 등 군항을 사용하는 해로 수송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시급을 요하는 지원 장비나 인력은 응급의료팀 또는 병원선, 복구사업을 위한 중장비 등일 것이다.
남측은 동포애 차원에서 이들 인력과 장비를 지원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측이 만약 육로 수송은 안 된다든가 인력파견은 받을 수 없다고 한다면 효율적인 부상자 치료나 이재민 구호는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북한은 27일 개성에서 열리는 관계자회의에서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우리 정부도 요란스러운 지원 운동으로 북한 당국이나 주민을 자극할 게 아니라 조용하고도 신속하게 가능한 지원 방안을 실행해 나가는 자세가 필 요하다. 필요하다면 사후에 국민들에게 지원 내용을 밝히더라도 정부가 먼 저 긴급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정부ㆍ정당ㆍ민간단체들이 저마다 북한돕기운동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나 다소 혼란스런 면도 없지않다. 관 련당국이 적절히 교통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용천역 폭발사고의 복구를 위해 3년 이상 소요될 것 으로 분석하고 있다. 용천이 북한과 중국을 잇는 물류 중심이고 신의주 특 구와도 인접해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빠른 복구가 절실할 것이다. 국내기업이 용천 복구에 참여하게 된다면 중국측의 방해로 좌절된 신의주특구를 되살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협력에 새로운 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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