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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방돔시: 테제베 고속철도역 개설계기, 첨단 테크노파크 유치, 여성인력등 적극 활용, 항공·車산업 중심지로
●英 남동잉글랜드: 英연구인력 35% 집결, 5만여 첨단기업 입주, R&D클러스터의 표준, IT·생명공학 세계 10위권
프랑스 뱅돔시와 영국 남동잉글랜드 지역은 유럽 첨단산업 도시들 가운데 세계적인 R&D기능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 두지역은 우주항공·정보통신·유전공학·나노기술 등 미래형 첨단산업이 전통산업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가는 대표적인 지방과학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유럽 고속철도 테제베(TGV)개통을 계기로 도시 산업화를 이뤄낸 프랑스 뱅돔시와 영국 최대 R&D클러스터가 밀집해있는 남동잉글랜드 지역의 연구개발지원 현황을 짚어본다. ◇프랑스 뱅돔시 =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80km 떨어진 뱅돔은 고속철도 테제베(TGV) 개통 전까지는 내세울 만한 산업이 없는 지방 소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91년 고속철도역이 들어서고 파리까지 통행시간이 2시간20분에서 42분으로 줄면서 첨단산업단지인 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프랑스를 대표하는 R&D집적 도시로 변모했다. 당초 이 지역은 지난 1950년대만 해도 농업·가죽·신발·섬유 등 가내수공업이 주요 경제수단이었으며, 지역경제 침체로 인구 이탈현상이 1980년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도시로서의 기능을 잃어갈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 했던 것.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82년부터 실시한 지방분권화 정책과 92년 고속철도 테제베 역사 개설은 뱅돔시를 첨단 산업도시로 바꿔놓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뱅돔시는 테제배 역사개설과 관련, 80년대 초반 철도가 지나가는 인접지역 3백여 헥타아르 규모의 땅을 매입, 첨단산업단지인 테크노파크 조성을 시작했고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세제혜택 및 시설지원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이 결과 고속철도역사 개설과 함께 11개 외부기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하고 기존 농업 가죽 섬유 등 전통산업에 대한 구조개편 및 업그레이드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당시 뱅돔시는 기존 전통산업과 신규 첨단산업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인력정책을 폈다. 컴퓨터·생명공학·자동차·항공 등 첨단산업이 섬세한 여성들과 조화를 이룬다는 판단 하에 여성들이 거주하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도시계획을 추진했던 것이다. 도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오페라 극장, 쇼핑센터, 문화센터 등이 이 곳에 설치돼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르와르 강변을 끼고있는 세계적인 친환경도시라는 점이 첨단기업 및 연구소를 유치하는데 큰 잇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뱅돔시 테크노파크에는 유럽최고의 항공기제작업체 ‘딸레스’, 식품가공업체 ‘벨’, 자동차핸들 전문업체 ‘낙향’ 등 전세계 첨단산업을 이끄는 핵심기업 들이 입주해있으며 관련 연구개발인력도 기업당 평균 150여명에 이른다. 특히 이곳에 입주해있는 첨단기업의 50%가 외국인 투자기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영국 남동잉글랜드 = 영국 남동부지역은 정보기술과 컴퓨터 제조,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의 생산규모에 영국내 연구개발 인력의 35%이상이 집결해있는 세계적인 R&D클러스터 집적지로 유명하다. 특히 이 지역은 지난 1999년에 설립된 남동잉글랜드 개발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8개의 대형 클러스터가 기업·대학·연구소 등을 이어주고 여기서 얻어진 연구 결과물을 지역 산업화에 적용하는 R&D클러스터의 표준모델이 되고 있다. 5만여개의 첨단기업들이 모여있는 이 곳은 연간 40억파운드(약 7조6천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고 있어 현지기업들은 오는 2012년경 28%의 전체 생산액 증가와 R&D투자 17%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 산업 클러스터를 운영하고있는 남동 잉글랜드 개발청은 이같은 현지기업들의 비전을 바탕으로 세계 34위권에 있는 이 지역 지적재산권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아래 산·학·연 간의 협력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영국 과학산업위원회와의 공조체제를 통해 영국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남동잉글랜드 산업 클러스터의 최대 강점인 나노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올해 주요과제다. 남동잉글랜드 개발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 2003년 7월 영국정부가 발표한 9,000만파운드(1,700억원)규모의 ‘마이크로 나노기술 제조 구상’이다. 이 계획은 산학협동 응용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5천만 파운드(95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되고, 관련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에 4천만 파운드(760억원)가 배정돼있다. 개발청은 또 나노기술 개발국가 및 공공부문에 대한 출연금을 추가해 기금으로 조성하는 것은 물론 나노기술, 나노재료, 생산공정 분야?대한 국제협력을 유도하는 유럽연합 6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P6)을 통해 10억 파운드(약 2조원)의 지원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청이 진행하는 나노기술 지원예산은 대부분 남동잉글랜드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 및 연구소에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 최대 규모인 다이아몬드 라이트 소스의 나노연구시설을 비롯, 칠워스 과학단지내의 머크 케미컬스 연구본부, 옥스퍼드 과학단지내의 샤프 유럽 연구소 등이 주요 지원대상이며 업체로는 광학분야의 북햄 테크놀러지사를 비롯, 존슨 매테이사, IFM, CDT (옥스포드), 이오트론 EBIS 인더스트리, 옥스퍼드 레이저스, 포인트 소스, 테트로닉스 등이다. /런던= 박훈, 뱅돔= 한수진 파퓰러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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