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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규모 공장 경매 급증

중소기업들 경기침체로 자금난 심화<br>진주에선 전체 경매물건의 30% 달해<br>"헐값에 내놔도 거들떠 보지 않아"<br>그나마 유찰 잦아 낙찰가 갈수록 폭락

“공장을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헐값에 나와도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생계 수단인 소규모 공장 및 점포가 경매에 내몰리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오전 경남 창원지법 진주지원 경매법정.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이날 경매에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경매처분을 기다리는 공장 및 소규모 점포 90여개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평소와는 달리 경매에 나선 물건 중 공장이 30여개로 전체 물건의 3분의1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경매에 나선 사람들은 공장매물 보다는 소규모 점포에만 관심이 있는 듯 공장매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 때문인지 이날 경매에 올려진 공장매물 중 단 1건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모두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고 말았다. 그나마 낙찰된 공장도 이미 몇번이나 유찰을 거듭한 끝에 감정가의 30%에 불과한 헐값에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경매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제조업에 관련된 소규모 공장매물이 경매에 쏟아지고 있다”며 “올들어 또다시 공장 경매물건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운영난에 허덕이거나 부도를 맞은 중소 제조공장들이 요즘 법원경매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운영난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여기저기에서 빌려온 차입금을 갚지 못해 담보로 맡겼던 공장이 경매로 넘겨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공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경매 낙찰가격이 갈수록 폭락하는데 있다. 실제로 진주시 상평공단 내 한 섬유공장의 경우 감정가격이 5억2,762만원이지만 지난 8월 29일 첫 경매 이후 지금까지 3번 유찰돼 조만간 4번째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 바람에 최저 입찰가격은 감정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진주 상평공단에서 제조업을 하던 L씨는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지난달 초 공장이 경매에 넘어갔다”며 “그나마 낙찰가격이 턱없이 낮아 경매가격으로 은행 빚의 절반도 갚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도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결국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진주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요즘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운영자금을 겨우 마련해 공장을 돌리다 경매에 넘겨지느니 오히려 문을 닫는 게 피해가 적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상황이 별로 나아질 게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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