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찬밥신세
BMW 뉴 3시리즈 대기자 2000명 넘었는데…동급 A4, 연비·성능·가격 경쟁력 떨어져 고객 외면… "반전카드 없어 더 문제"
맹준호기자 next@sed.co.kr
최근 BMW가 뉴 3시리즈를 발표함에 따라 아우디가 직격탄을 맞았다. BMW 3시리즈의 대기 고객이 2,000명을 넘어가고 있는데 반해 같은 차급의 아우디의 A4는 고객 이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아우디 A4가 뉴 3시리즈에 비해 연비ㆍ성능ㆍ가격이 모두 크게 뒤지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우디 A4 판매 및 상담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에 따라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A4에 대해 무이자 리스, 유예 리스 등 특별금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대대적으로 이를 홍보하고 있지만 고객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아우디의 대량 판매 모델인 A4가 이처럼 급속히 '찬밥 신세'가 된 데는 BMW가 영향을 미쳤다. BMW가 최근 발표한 뉴 3시리즈의 디젤차량 320d가 같은 차급의 아우디 디젤차인 A4 TDI를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차를 비교해보면 아우디 A4 TDI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2.7㎏ㆍm, 최고속도 210㎞/h, 시속 100㎞ 도달 시간(제로백)은 9.4초다.
반면 BMW 뉴 320d는 같은 2,000㏄ 디젤 엔진을 달았음에도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ㆍm, 최고속도 230㎞/h, 제로백 7.6초 등으로 모든 항목에서 A4를 압도한다.
연비는 더하다. A4 TDI와 320d의 연비는 각각 리터당 17.3㎞대22.1㎞. 최근 연일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프리미엄급 차량 고객들도 연비에 대단히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연비 차이는 고객 이탈을 재촉하고도 남는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뉴 320d가 A4 TDI가 400만원가량 비싸지만 성능과 연비 차이가 워낙 커 BMW 뉴 3시리즈로 고객이 쏠리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아우디의 A4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형이 나온 A6의 경쟁력 약화도 지적하고 있다. 연비와 성능 면에서 2,000㏄ 가솔린, 3,000㏄ 디젤, 3,000㏄ 가솔린 모두 BMW 등 경쟁업체에 밀린다. 게다가 일본 렉서스가 다음달 뉴 제네레이션 GS를 발표하며 '독일차를 잡겠다'고 나서고 있어 판매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플래그십급 대형세단 A8은 뒷좌석이 특히 좁아 운전기사 채용을 염두에 둔 개인과 법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7과 Q5도 성능과 효율 면에서 경쟁 차에 밀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우디는 참신한 모습 없이 자기반복을 지루하게 거듭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굳어진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고객 이탈에 대한 반전카드가 없는 실정이라 고객에 이어 유능한 영업사원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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