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우리 경제의 회복전망을 근거로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을 하지 않는 등 경기 중립적인 재정운용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재정집행률이 올해 59%에서 내년 52%로 크게 떨어지는 한편 집행규모도 올 상반기 100조8,000억원에서 내년 상반기 98조2,8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지난 13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이와 관련, 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년 경제성장률이 상고하저(上高下低)형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사실상 재정 조기집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어 “내년 경제여건을 감안해 재정은 경기 중립적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재정집행률은 자금배정 기준으로는 52%, 자금이 최종 수요자에게 들어가는 실제집행률 기준으로는 50%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정부는 지난 2002~2005년 재정집행률을 자금배정 기준으로 48.7%(2002년), 53%(2003년), 55%(2004년), 59.3%(2005년) 등으로 매년 증가시켜왔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일시차입금도 대폭 늘어나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금융비용도 크게 증가해왔다. 특히 한 부총리 등은 내년 상반기에도 56% 수준의 조기집행 계획을 잠정적으로 확정한 상태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상반기 경기회복의 여파로 재정 조기집행 필요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변 장관은 이날 “공기업에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퇴직연금이 당장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도 퇴직연금제가 도입된 뒤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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