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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2-2. 독일 - 수도 이전과 국가경쟁력

독일 동부에 위치한 수도 베를린. 지난 91년 통일독일의 새 수도로 결정된 이후 10여년간 도시를 가득 메웠던 건설용 크레인들의 요란한 굉음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대규모 공공건물과 기반시설 건설공사가 대부분 완료됨에 따라 동ㆍ서베를린간 개발격차의 그림자는 외관상으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호텔 2곳을 제외하면 변변한 은행ㆍ백화점 조차 없던 동베를린 지역에서도 이젠 교통시설이 집결된 중심업무지구인 알렉산더플랏츠(Alexanderplatz)를 중심으로 각종 상업 및 금융시설이 즐비하다. 891㎢(서울의 1.4배)의 면적에 380만여명이 거주하는 대도시 베를린의 새 면모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수도이전을 결정= 수도이전을 위해선 도로건설 등 기반시설건립예산을 제외하더라도 정부부처 이전에만 200억 마르크(약 12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통일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동ㆍ서간 균형발전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결국 통일 후 처음 열린 연방의회는 10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 끝에 338대 320이라는 박빙의 표결차로 수도이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수도 본에 있던 15개 연방정부 부처 중 내무ㆍ법무ㆍ재무부 등 10개 부처와 연방의회를 베를린으로 이전했다. 그 결과 1만8,000여개의 직책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새 수도로 이동했다. 또 이전 부처를 위한 청사 건물 등이 신축됐다. 이는 베를린에서 공공 및 건설인력의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왔다. ◇베를린 개발 어떻게 이뤄졌나= 수도이전에 따른 공공건물 신축은 우리나라의 도시개발공사처럼 정부가 100% 출자해 만든 `베를린연방건설공사(BBBㆍBundesbaugesellschaft Berlin)`가 맡았다. 연방의회건물 재건축사업은 BBB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BBB는 지난해 한해동안에만 5억 유로(약 7,400억원) 상당의 공공건물 건설사업을 수행했다 이 회사의 전무이사 만프레드 레티히(Manfred Rettig)씨는 “공공청사 건설에 필요한 부지는 정부가 특별건설구역으로 지정해 확보하고 토지소유주에 대한 보상은 구역지정 당시의 지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신규주택 및 상업시설과 같은 생활기반시설의 대규모 공급도 필요했다. 통일 후 단기간에 옛 동독지역에서 서독지역으로의 대규모 주민이동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실제로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던 89년부터 2년5개월 동안 59만7,000명의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이동했고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0여년간 지속됐다. 주택 등은 시외곽 신규개발보다는 주로 기존 시가지재개발을 통해 건설됐다. 재개발사업은 단순철거식 재개발이 아닌 `보존적 도시재개발(Behutsame Stadterneuerung)`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일 이전인 83년부터 서베를린지역에서 시작된 이 방식은 세입자와 토지ㆍ건물주, 개발사업자 등 3자가 이주비용 및 준공 후 임대료수준을 합의하도록 하고 정부가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소득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방지한다. 또 사업계획 및 시행결정과정에 이들 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주민반대에 따른 사업기간지연과 비용증가를 최소화 한다. ◇교통난은 철도건설로 해결= 신규개발과 인구유입에 따른 도로교통 혼잡문제는 도시철도 건설 등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베를린시의 도시철도는 지하철인 `S-반(S-Banhn)`과 지상철인 `U-반(U-Bahn)`, 노면전차의 3개 시스템으로 구성돼 각각 장ㆍ중ㆍ단거리 통행수요를 맡는다. 시는 또 열차에 자전거 전용차량을 따로 마련해 자전거를 갖고도 탑승할 수 있도록 하고 노선간 환승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의 환승은 동일한 홈에서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시민들의 도시철도 이용을 높이는 각종 정책을 시행했다. 2005년까지는 동서철도가 관통할 라이히스타크(제국의회)역(驛)을 개통시켜 베를린을 유럽철도교통망의 중추로 성장시키려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2차 대전당시 폭격으로 철거됐던 이 역이 재건되면 영국과 러시아, 발칸 및 스칸디나비아반도로 이어지는 760편(수송인원 24만명)의 철도수송이 가능하게 된다. <이상준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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