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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나금융-외환은행 통합논의 재개… 극적 타결하나

■ 파이낸셜 포커스… "늦을 수록 손해" 공감<br>통합 타당성과 통합 원칙부터 논의 시작

양측 시각차 여전해 논의 진전은 불투명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대화가 진통 끝에 15일 재개되면서 올 하반기 노사 간의 극적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환 노조와 갈등을 빚던 금융당국의 수장이 바뀌고 법원이 노사 간의 대화를 촉구하는 등 대화의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에도 "올해 안에 하나·외환이 통합되지 않으면 양행의 경쟁력이 크게 실추될 수밖에 없다"며 절박한 통합의 당위성을 재차 설명했다. 여기에 외환 노조 역시 "대화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따가운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 대화의 첫 단추를 잘 끼울 경우 양측이 전향적으로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서로 감정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점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처럼 기존 주장만 되풀이할 경우 통합 논의는 상당 기간 공회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외환, 진통 끝에 다시 대화 재개=이번 대화 재개는 하나금융 측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더이상 대화를 늦추면 안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하나금융 측의 요청을 외환 노조가 받아들여 대화가 재개됐다"고 말했다.

대화 재개를 위한 하나금융 측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3년 연임이 확정되고 나서다. 이후 하나금융은 지난 1일 권태균 전무를 외환은행 전무로 발령내며 통합 재개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외환은행에서 뱅커 생활을 시작한 권 전무는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대표적인 '전략통' 중 하나로 손꼽혀 이번 대화재개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무는 15일 대화 테이블에도 직접 나선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양측의 대화 의지를 중요시한 만큼 예전보다는 훨씬 밀도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외환 노조의 분위기는 아직 싸늘하다. 외환 노조는 여전히 김 회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경우 깊이 있는 대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근용 위원장 또한 15일 하나금융 측의 태도를 보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김 회장이 2·17합의서를 작성한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통합에 관한 실질적 권한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장과의 대화가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승적인 양보안 꺼낼 수 있을까=하나·외환 노조 간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기존에 힘겨루기를 하던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및 처우 등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 노조는 △무기계약직 전원의 6급 정규직 전환 △기존 6급 정규직과 동등한 급여 보장 △일정 기간 경과 후 전원 5급으로 자동승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외환은행의 무기계약직이 각각 1,400여명, 2,000여명 수준인 상황에서 통합 후 하나금융에 연간 600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제안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무기계약직 직원을 통합 후 1개월 내에 선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처우 등과 관련해서는 외환은행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협상이 지리멸렬해질 경우 2·17합의서 준수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되고 양측의 싸움에는 다시 외부 세력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7합의서는 하나금융이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외환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2·17합의서 정신은 항상 존중하고 있지만 회사 경영 상태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통합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외환은행은 지난해 4·4분기에는 8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렵게 대화가 재개되는 만큼 양측의 대화 진행 속도와 내용 등을 보면서 금융당국의 입장을 차차 정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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