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는 2003년 방글라데시에서 홍수 피해 지역의 주부들을 방문판매원으로 고용하는 '조이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홍수로 모든 것을 잃은 방글라데시 주부 페로자는 유니레버의 프로젝트에 참가해 지역 비정부기구(NGO)로부터 돈을 조금 빌려 유니레버의 제품을 사 이웃에게 팔기 시작했다. 그의 삶은 바뀌었고 딸을 다시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 2009년에는 이 지역에서 3,000명의 주부사원이 유니레버의 180만개 제품을 팔게 됐다. 빈민층의 자활을 도와 그들을 소득 계층으로 올려놓고 제품판매도 늘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실현한 CSV의 적절한 사례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보노르디스크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진 시장에 적용했던 유통방식을 바꿔 성공을 거뒀다. 덴마크·미국 등에서 효과를 봤던 종전 모델은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 저소득층이 많은 중국 농촌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노보노르디스크는 중국 지방정부, NGO 등과 함께 당뇨병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환자들과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의료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은 중국의 지방 소도시에서 판매량을 늘려가게 됐다. 제품을 재설계함으로써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고객군을 새롭게 공략한 것이다.
저가의 헬스케어 장비를 개발해 1억명 이상에게 값싸고 질이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시스코도 공유가치경영(CSV) 모델의 전형이다. 이 신사업은 기존 사업 대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 원격 교육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400만명 이상의 네트워크 장비 판매 관리자를 교육했다. 회사는 부족한 판매 관리자 문제를 해결하고 수강생에게는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